예순 번째 편지, 공군 서울공항, 2017.01.01
To. 콩 아가씨
새해의 커튼을 걷고, 새해의 문장을 적고. 세상 모든 것들에 새해가 젖어드는데 당신의 새해는 어떤지 참 궁금하네요. 당신의 오늘은 어땠나요?
어제는 참 바쁘고, 담백하게 지나간 하루였어요. 외출을 나가 친구를 만났고, 보고 싶던 영화도 보았고 먹고 싶던 라멘집을 찾아가 따뜻하게 한 끼를 해결하기도 했네요. 블로그에 글도 올렸고, 저녁에는 2016년의 마지막 날을 맞아 특별한 손님을 위해 요리를 하기도 했어요. 메뉴는 단출한 튀김 덮밥. 분식집에서 사 온 튀김에 양파와 맛술, 설탕, 오뎅 국물 등등을 조금씩 넣어 간장 소스를 만들어 간을 한 나름 일본식 튀김 덮밥이었는데, 할머니는 참 맛있다 해주셨어요.
여행 중인 엄마, 아빠를 대신해 가진 할머니와의 데이트. 짧은 시간이었지만 눈시울이 따끈해지는 둘 만의 시간이 나는 참 좋더랍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맞는 첫 새해가 너무 외로우시지 않게, 손주가 마련한 시간이었는데 어떠셨을까요. 행복하셨으면 좋겠는데, 휴가가 아닌 외출이라 금방 부대에 돌아가 봐야 해서 마음이 조금 안 좋았어요. 그래도 행복하셨겠죠? 앞으로도 좀 더 자주 찾아뵙고, 행복하게 해드리려고요. 그 모습을 보는 게 좋으니까요.
새해는 어떤 한 해가 될까, 어떤 한 해를 보내야 할까. 이미 2017년이 돼버린 지금은 너무 늦은 감이 있긴 하지만 한 번 열심히 생각을 해보려고 합니다. 더 좋은, 더 유쾌한 한 해를 보내기 위해서 한 주 정도 고민거리를 안고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라 생각해요. 당신을 사랑하는 방법도 더불어 궁리해보는 것도 좋겠죠. 오늘은 1월 1일. 정말 당신이 보고 싶은 하루네요. 사랑해요.
2017.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