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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우 Sep 18. 2018

대학에 돌아왔어요

이렇게 힘들 줄이야

#개강 #복학 #3주차



1.

개강 첫 주, 정정 기간도 안 끝났던 수요일이었지만 교수님은 과제를 내셨다. 학생이 적은 것이 수업하기 좋다고 말한 후였던 것을 고려하면 그다지 순수하지 않은 목적이셨을지도 모른다.

플라톤 예술 비판의 근거와 타당성/ 향연의 재구성 / 미의 이념에 대한 논쟁의 현재성
텍스트: 플라톤 <향연>, <국가> 2권/3권/10권

기한은 셋째 주 월요일, 6장 분량에 손글씨로만 적어야 한다는 말을 덧붙이셨다. 철학은 그렇게 공부해야 한다는 말에 손으로 공부하는 것이 학습에 좋다는 논문을 장난스레 인용해 덧붙이셨다. 젠틀함에 말문이 막혀 수업이 끝나자마자 도서관에 들려 책을 빌렸다. 갈라지고 바랜 표지가 딱 도서관 철학책이라 마음에 쏙 들었다.


#미학 #플라톤 #과제


2.

미리 준비를 많이 해놓았는데도 밤을 새워서 리포트를 쓰고, 점심을 건너뛰면서 글을 마저 적어 과제를 마쳤다. A4 용지 6장 분량 가득한 텍스트, 글씨를 쓰는 데만 5시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손목이 달랑달랑 거리는 것을 부여잡고 교실에 도착해 과제를 제출했다.

수요일에는 간단히 시험을 봅시다.

논문 18페이지 정도 되는 분량의 칸트 텍스트 독해를 바탕으로 시험을 보자고 선언하셨다. 수요일이 내일모레라는 것은 아시는 것일까. 역시 쉽지가 않다.


#미학 #칸트 #시험


3.

개강 첫 주부터 글을 쓰고 싶었다. 그런데 학교를 다닌다는 것이 이렇게 힘들 줄이야. 새로운 매거진을 열까 싶었지만 <레몬의 책상>을 이어서 쓰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내버려두었다. 마침 마지막 글이 지난 학기 마지막 즈음 적은 글이라 이어 쓰기에도 알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날 때마다 글을 적어두어야겠다. 시험 볼 논문을 펼쳐두고 책상에 자리를 잡는다.


#브런치 #돌아온 #레몬의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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