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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우 Sep 20. 2018

학교 가는 길

낭만적인 핑계와 무거움

#학교가는길 #한강 #노트북



1.

학교에 도착할 때 즈음에는 그쳤지만, 아침에는 비가 내렸다. 차게 젖은 공기가 끼얹어진 학교는 차분하고, 물을 머금은 채 더없이 싱그럽다. 교수님의 학회 참석으로 휴강이 된 2교시 덕에 늦잠을 잤다. 학회는 조금 더 자주 열리는 것이 인류 발전에 이롭지 않나 생각해본다.


#비 #휴강 #학회


2.

교통비를 아껴 볼 요량으로 통학 루트를 바꾸었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리는 것은 상관없지만, 분당선이 한강을 아래로 지난다는 것은 아쉽다. 주황색 철교 사이로 한강이 보이던, 옥수역 가는 길을 나름 좋아했었다. 가끔씩은 옛날처럼 학교를 가야겠다. 20분 정도 더 자기에는 더없이 낭만적인 핑계다.


#통학 #한강 #옥수역


3.

개강일에는 노트북을 들지 않고 학교를 찾았다. 아날로그하게 챙긴 노트와 펜으로만 수업 필기를 하고 돌아오니 캘린더 앱에 알림이 떴다. 노트북 생일이란다. 얼마나 예뻤으면 내가 생일도 적어놓았을까 하며 그 다음 날은 맥북을 들고 통학길에 올랐다. 떡국도 안 먹였는데 4년 새 많이 무거워졌구나라는 말을 속으로 삼켰다.


#맥북 #생일 #무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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