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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숲 with IntoBlossom Aug 02. 2023

가을, 대추

<말 短> 계절의 노래


대추 맛을 안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쭈굴쭈굴 삼계탕 속 대추.

엄마가 속 따뜻해지라고 담가준 대추청.


으... 이게 뭔 맛이람?

들쩍지근하고 물컹한 것이 영 별로였다.


그러다 우연히 씹어본 생대추.

빨갛게 익은 대추 한 알,

아작아작 씹어보니 요 맛이구나 싶었지.


장석주 시인의

<대추 한 알>의 마지막 행처럼 외쳐본다.

'대추야, 너는 나와 통하였구나'




 


대추 한 알


                            장석주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 안에 번개 몇 개가 들어 있어서

붉게 익히는 것일 게다.


저게 혼자서 동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이 들어서서

둥글게 만드는 것일 게다.

대추야

너는 세상과 통하였구나.



장석주 글, 유리 그림. 이야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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