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동아들은 여름에 태어난 아이다.
2014년 8월
나는 조리원에 가져갈 캐리어를 채우고 있었다.
인터넷에서 출산준비물 리스트를 뽑아놓고
면수건을 10장씩 사서 한번 빨아 말려 개키고
한 장 한 장 조심스럽게 가방에 넣었다.
뭐 그리 유난이었을까 싶지만
곧 만날 아이에 대한 기다림에
뭔가 엄마로 최선을 다하고 싶었던 마음이었다.
아홉 달 동안 한 몸으로 품고 있었지만
그 끈을 끊는 순간 비로소 얼굴을 마주할 수 있는 사이 아닌가.
그렇게 싸고 풀고를 반복한 캐리어는
언제나 현관 앞을 지키고 있었다.
8월 말 드디어 출산의 낌새를 눈치채고
캐리어를 끌고 집 밖을 나서던 씩씩했던 발걸음이
그대로 마음속에 또렷하게 새겨져 있다.
그렇게 나는
소중한 여름 아이를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