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여기에머물것

211012_명상일기day15

by 나는별연두


지난 토요일 아침,

간단히 사과, 고구마, 파프리카, 삶은 달걀을 먹고 있었다.

먹기명상에서 말하듯 하나 하나 맛을 음미해보았다.

파프리카 또한 지난주 내내 조금씩 몇 번 먹다보니

맛있는 구석이 있다는게 조금이나마 느끼게 되었다.


무튼 ‘무난하게 건강한 아침식사를 마칠 수 있나..’했더니,

다 먹고 나니 빵이 먹고 싶다.

격하게 찬장에 놓인 빵이 먹고 싶었다.

남편이 출장갔다 사온 수박식빵 …

엄청난 맛도 아니었는데

내 심장은 식빵에게 달려가고 있었다.

(이건 정상이 아니다. 배도 부르고, 좋아하는 빵도 아닌데)


문제의 식빵

잠깐 머물러 생각해본다.

‘이건 정상적인 식욕이 아니다’

‘그래도 너무 먹고 싶어서 심장이 뛰는 것처럼 느껴진다’

‘마음이 조금해진다.’

‘내일 먹을까?’

‘아니, 단호하게 지금 먹고 싶어’

‘내일부터 (저 식빵 다 먹으면) 빵 사지마.’


그래도 미련이 남아

잠깐 머물러 보았다.


‘내일?’

‘내일부터?’

‘지금 이 순간’에 ‘내일’을 약속한다면,

내일 과연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

‘그냥 ‘지금’그 빵이 나에게 정말 필요한 것인지만

생각해보고 정해야하는게 아닐까?’

‘지금 그 빵을 먹지 않으면 기분이 별로일까?’

‘빵에 중독되었으니 그럴수도 있겠지만,

중독되었다는 것은 습관일 뿐이다.

‘다시 나를 길들이려면 ‘지금’ 그만해야해’

‘결론적으로 이 습관에서 벗어난다면

기분이 ‘진심으로’ 나아질꺼야’


그렇게 생각하고 빵에서 주의를 거두었다.




비에 젖은 바닥


그리고 오늘 오후.

나의 기분은 바닥을 치고 있었다.

문자에 뜬 카드 대금이 원인이었다.

내가 계산하고 있던 것보다 50만원에 초과되어 있었다.


‘뭐지?! 뭐지?! …’


제주에 오면서 남편에게 월 생활비를 30 더 받고 있는데,

그래서 30은 디폴트로 적금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나는 받은만큼 쓰고 있었다. (오히려 더!)


‘나는 도대체 뭐하는 녀석이지?’


그 돈 차곡 차곡 모아서

요가 2급을 따든지, 명상 8주 프로그램을 듣고 싶었는데

돈을 더 받아도 못모으는 내가 한심스러웠다.


마음을 다잡고

‘내가 다음달에 얼마나 여윳돈을 남길 수 있을까’

‘12월까지 얼마를 모을 수 있을까’

를 생각해보았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못미치지만 마이너스가 안되니 괜찮은건가?’ 라는 생각과 동시에 ‘지금 당장부터 쓰지 말자.쫌’ 이란 생각이 들었다.


매번 ‘담달에 보너스로 얼마가 생기니까 이건 괜찮아’/ ‘주변 사람들 챙기는거는 써도 괜찮아’/ ‘지금은 까페를 가줘야 또 생산성이 생기니까 이 정도 투자쯤이야’/ ‘이건 누구랑 만날때 필요해’ 이런 생각 모두 뿌리가 ‘미래’였다. 지금 기분이나 상태때문에 벌어진 결과들 말고… ‘진짜’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정말 별게 없지 않나? 호흡하고 약간의 음식을 먹을 수 있으면 되고 옷가지도 정작 필요한것은 몇 개되지 않는다. ‘지금’ ‘나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은 정말 별게 없다. 감정을 컨트롤 하기 위해 쓰이는 소비들은 다 내 욕망(욕심) 때문에 생기는 부산물일 뿐이고 남들을 위한 소비는 정작 내가 나의 지출을 컨트롤 하지 못하는데 다 무슨 소용일까. 이 또한 남에게 잘보이려는 욕망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 길로 까페로 가던 발걸음을 멈추었다. 스트레스로 인해 기분전환(혹은 습관적으로 행하던 악습? 같은 행동)한다며 까페를 찾아 두리번 거리던 눈동자가 멈추었다.



지금 이순간을 만족하며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은 호흡과 약간의 음식, 그리고 알아차림일 뿐인데 나는 아직도 삶 속에 악세사리로 달고 있는 것이 너무나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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