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022_명상일기day23
어젯밤은 꿈도 꾸지 않고 포옥 잘 잤다.
그 덕에 아이가 이불도 안덮고,
배꼽을 홀딱 내놓고 자는 줄도 몰랐지만…
난 늘 잠을 설치는 편이다.
아이와 남편 코고는 소리, 추위 ..감각이 예민하기도 하고
꿈도 많이 꾸기 때문이다.
어제를 비롯해서 이번주는 잠을 설치지 않았다.
가을 추위가 심해서 난방을 한 뒤로부터…
어제 집안일로 감정소모가 심했음에도 불구하고
꿈 한 번 꾸지 않고 맑은 감정으로 깨다니…
정말 나로서는 일취월장이다 .
아침준비를 하고나니
그새 피곤하다.
아무래도 환절기고 하니 더 피곤한 시즌인걸까?
드디어 금요일!
이주만에 녹음실로 향했다.
녹음 일정이 많이 늦춰지고 있는중이라서 그런가?
마음이 조급하다.
어느 날은 자신감이 넘치다가도
어느 날은 못하겠다며 울고 싶다.
차시동 걸기 전에 빈혈약을 마셨다.
빈혈약 유리용기를 버릴 때가 없어서
이전에 아이가 먹은 삶은 달걀 포장용기를 뒤적였다.
으앗.
그 안에서 먹다남은 소금이며 달걀 부스러기며…
바닥에 온통 흩어져버렸다.
어제는 삶아서 빨아놓은 수건을
변기물에 빠뜨렸더랬다.
이에 더해 방금까지
화창했던 날씨마저 어둑어둑해지는 것 같다.
어찌어찌 녹음실에 도착했다.
녹음실 옆 공영주차장에 무료로 주차했다고
좋아하는 것도 잠시…
급 다시 입꼬리가 아래로 축 쳐진다.
이유같은 건 없다.
그냥 축 쳐지는 기분.
주차 때문에 일찍 왔으니
일단 근처 까페에서 일이나 하자고 마음먹었다.
까페에 들어가 앉았는데 마음이 물먹은 소금주머니다.
신은 왜 나를 여자를 만들어서
호르몬따위로 이 고생을 시키나 싶은 생각도 든다.
이유도 없는데 툭하면 기분이 오락가락하는 건
분명 내 탓이 아니다.
내 정신력이 약해서가 아니라
마약같은 호르몬 탓이라고 툴툴 대본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나의 약한 정신력 때문인지
진짜로 호르몬이 나를 조종하는건지는
확인할 길이 없지만,
일단은 ‘이 기분에 내 생각의 폭이 좁아짐’을 막고 싶다.
‘모든게 잘 안풀릴 것 같다’는 식으로
몰아가는 나를 막고 싶다.
그런 증거들만 그러모으고 있는 나를 막고 싶다.
오늘 달걀껍질도 어제의 갓 빨아놓는 수건의 참사도…요즘 내 운이 불운하다는 걸까? ㅠㅠㅠㅠㅠㅠㅠ
아가씨~~~ 너처럼 살면 멀쩡한 땅도 꺼진다?!
우리 엄마는 내가 답답하게 굴면 이런 식으로 말씀하신다
넌 어제의 문제도 참 잘 흘려보냈고,
꿀잠을 잤고,
오늘 녹음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했고,
아이와 투닥대지 않고 등원준비도 했고,
초보운전인 주제에 삼차선 라운드어바웃을 통과해서
스튜디오에 무사히 도착했고,
무료주차장(자리가 6개남짓이었나?)에 주차도 했고,
아침부터 호사스럽게 제주에서 여유도 즐기고 있고,
….
…
잘 지내고 있다는 증거도 무지무지 많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