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깊은나무

211105_명상일기day32

by 나는별연두

내 마음 저편에서 흐르는 bgm은 ‘초조’를 테마로 한다.

그건 무의식의 테마여서 내가 어찌할 수가 없다.

다만 이제 나는 알아차릴 뿐이다.


그건 실제가 아니다.

지금 일어난 상황 때문이 아니다.


@unsplash




나의 테마는 나의 기질이거나 어린 시절에 형성되었거나..


‘초조함’은 내가 현실에 뿌리내리는 것을 힘들게 만든다.


‘무언가 실수할 것 같은 초조함’

‘못낫다는 것을 들킬 것 같은 초조함’


초조함이 심해지면 두려움이 되곤했다.


어떨 때는 내가 서있는 공간,

내가 살아가는 지금과 괴리된 느낌을 가질 때도 있었다.


그러한 것들이 나를 현실에서 멀어지게 했다.




10월 한 달.

친정부모님이 제주한달살이를 오셨다.


그 한 달..

부모님과 나의 관계가 변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부모님은 내가 어릴 때와 많이 달라져 계셨다.




나의 기질을 인정하지 않으셨고

나라는 아이를 애써 바꿔놓으려 하셨던 부모님.


그랬던 두 분이 달라지셨다.


아직도 나를 잘 이해하지 못하시는 것은 똑같지만,

나를 받아들이시는 모습이 이전과는 달랐다.


우리의 관계는 이전보다 매끄러웠다. 아니 부드러웠다.


우리는 낯부끄러운 말도 할 수 있게되었고…

과거와는 달리 마음이 맞닿는 느낌이 들었다.


아직도 부모님과 내가 너무 다름이

느껴질 때가 꽤 있지만 무언가가 변해있었다.


@unsplash




지난 수요일 부모님이 다시 서울로 돌아가시고

나는 꽤나 현실에 뿌리내려진 내 자신을 발견했다.


제주에 계신 내내,


혼자서도 이렇게 살림을 꾸려나가는게

참 대단하다고 칭찬해주시고 …

너는 너를 ㅇㅇㅇ 하게 생각하는 구나..

라는 말씀을 하시기도 하고…

(나는 나를 어릴 때부터 ㅇㅇㅇ 하게 생각했는데

그걸 이제야.. 란 생각이 잠시 들기도 했지만,

아빠는 원래 남보다도 더 나를 몰라도 너무 몰라서

이 정도만해도 깜짝 놀랐다.)


나 또한,


엄마아빠가 예전과는 달리 보였다.

엄마아빠도 엄마아빠이기전에 개성을 가진 한 사람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린 듯 하다.


서울로 올라가시는 날,

제주에 남겨진 나.


그러나 나는 부모님이 제주에 오시기 이전보다

훨씬 더 단단하게 삶에 뿌리내린 나무가 되어있었다.




너무 다른 우리였지만

우리가 서로를 마주볼 수 있게 된 것은


가족이었기 때문이고

그 안에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겠지…


@unsplash


어쩌면 내 안의 bgm이 조금씩 바뀌어 나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오늘 아침 명상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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