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신

211114_명상일기day37

by 나는별연두


01. 남편이라는 가족


남편과 가족이 된지 7년째다.

벌써 그리되었나…


7년을 살면서 지옥같은 날도 천국같은 날도 있었다.

성격이 오르내리는 B형끼리 만나

하루하루 오르내리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매번 급행열차를 타고 지옥과 천국을 오가는 우리 둘이다.

그 사이에서 ‘우리 달리가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이 들 때마다 죄책감이 내 가슴을 누르지만

찰라의 격정이 달리는 안중에도 없게 한다.


어제도 그랬다.

남편과 둘이 단풍잎을 들고 히히덕 거리던 것도 잠시..

말싸움이 시작되었다.


바로 내 요가 수업이 문제였다.

주말 요가 수업을 듣고 싶었다. 좀 더 심화수업을 말이다.

남편의 반응을 이미 예상했기에 슬그머니 말을 꺼냈다.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남편 얼굴색이 보색의 경계를 드나든다.

남편은 내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중 낮에 하는 것도 모자라 주말까지!’

‘이기적이다 참!’

남편은 너무 화가 난 나머지

날 쳐다보지도 않고

가버렸다.


이에 나도 화가 났다.

나도 내가 할 일은 다하고 자기 계발하는데!

낮동안 자기 계발만 했냐! 집안일도 했지!

그리고 그 수업은 주말밖에 안하는데!


@unsplash




02. 같은 상황 같은 결론(?)


우리는 이런 일로 7년이나 싸웠다.

주말만큼은 절대 내어줄 수 없다는 남편 옆구리를

까먹을 때쯤 한 번씩 쇠꼬챙이로 찔러서

나의 의사를 내내 밝혔다.

그리고 늘 이렇게 결론을 맺었다.

‘나는 하고 싶다고!’

‘아직도 이걸 안들어주다니!두고봐!!기어코!!!’


어제 남편과 싸우고나서 오늘 오전까지도 속이 안풀렸다.

그러다 친구들과 시시콜콜한 농담따먹기를 하다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넌 왜 자꾸 나를 막아설까?’


이전해도 맘속으로 이런 질문을 해보았지만

오늘은 이에 대한 답이 조금 다르게 이어졌다.


‘아… 너는 내가 부동산공부에 더 힘쓰기를, 아이 먹거리나 공부에 더 힘쓰기를 원하는구나. 나는 하고 있다고 여겼는데 넌 그보다 더 ‘보여지는’ 노력을 필요로 하는구나’


어쩌면 이전에도 알고 있었으나

도저히 마음이 가닿질 않았던 답이었는데…

오늘은 왠지 그의 이런 마음을 이해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왜 내가 시어머님과 같은 방식으로 어머니의 역할을 혹은 아내의 역할을 혹은 여자로서의 삶을 살아야 하는가…

나는 나인데…’


이전에는 이런 생각에 짜증이 났고 억압받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이런 해설은 불필요한 생각이 아니었을까? 무튼 우린 가족으로 살아야 하지 않나?


‘나 또한 남편에게 내 기준을 강요하고 있었다. 어떤 사람이든 합리적이라는 기준이 다르다는 것을 남편과의 관계에서만큼은 적용하지 않았다.’


나는 ‘내’가 바로서야 집이 바로 선다라고 생각하고 있고, 남편은 ‘내’가 나 자체로 바로 서는게 아니라 ‘집의 일원’으로 바로 서야 하는게 먼저다’ 라고 생각하는게 둘 다 틀린것은 아닐 것이다. ‘나’도 중요하고 ‘공동체’도 중요하다.


또한 나도 괴롭지만, 남편도 회사에서 충분히 힘들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한게 아닐까? 남편이 나의 힘듦을 모른척 했다고 내가 남편의 힘듦을 모른척 하는 것이 정당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나는 그런 이유로 나의 자기계발을 이유로 하고 싶은 일들을 하겠다며 요구했다.


아직도 그의 논리가 완벽히 와닿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결혼이란게 그런 것 아닐까? 이리 달라도 그 균형을 맞추는 것이 결혼의 궁극적인 지향점이 아닐까? 설령 현재 상황에서 져준다한들 내가 억울한 느낌이 든다한들, 삶전체를 놓고 보면 꼭 억울하지만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


나만 노력하고 있다.

나는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


이것이 내 생각의 고인물이고

집착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unsplash


03. 까짓 부동산공부하자


까짓거 융통성있게 일주일에 한 번 집보러 다니고

매일 삼십분 부동산 뉴스 좀 봐주지 뭐~


까짓거 융통성있게 매일 저녁은 한살림 유기농으로 야채식단 해주지 뭐~ ( 안먹기만 해봐라 ㅠ)


까짓거 융통성있게 주말 과감히 포기하고

매일 새벽에 요가가지 뭐~


남편이 이리 막아서는 걸 보면

내 삶에 깃든 신이 뜻하는 바가 있지 않을까?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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