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208_명상일기day46
1. 어제의 요가
지난 금요일 요가원 등록을 했다.
주 3회. 욕심인가? 싶지만,
왠지 가능할 것 같은 믿음이 있었다.
11월에 한 번
시험삼아 집 앞 요가원 수업을 들었고,
요가원이 무척 마음에 들어서
등록하려고 마음을 먹은지 한 달이 지나서야
등록을 하게 되었다.
그 사이 서울에 다녀올 일도 있었고
다녀온 후 몸이 내 몸같지 않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지나가리라…
몸을 다독이며 때를 기다렸다.
몸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지만
12월에 되면서부터 조금씩 나아졌다.
지난주 금요일 등록을 하고
어제 처음으로 요가 수업을 들었다.
역시나 만만찮은 수업…
난이도가 세상에.. 세상에나..
보통의 요가원이 레벨1이면 여긴 레벨10이다.
하지만 알고 갔으니 좌절보단 도전이다.
부장가아사나(킹코브라자세)가 이렇게 힘들었었나?
유지 시간이 너무 길다…
시간이 흐를수록 어깨는 위로 솟고
허리는 끊어질 것 같다.
그런데 다들 요가고수인지 하나같이 척척 해낸다.
나만 안되는 상황이라 민망할 법도 한데 그렇지 않았다.
‘아 .. 저렇게 하는 거구나’
20대처럼 보이는 사람도 50대이상으로 보이는 사람도
몸이 상상이상으로 유연하다.
‘그렇다면 연습으로 되지 않을까?’
‘천천히 될 때까지 내 몸을 기다려주면 될 것 같다’
아파서 바닥에서 꼼짝도 못하던 내가
여기 이 요가원까지 오게 된 것처럼…
차츰차츰 해내면 될 것 같은 근거없는 자신감이 들었다.
2. 오늘의 요가 수업
어제 오전, 요가를 열심히 하고
어제 오후, 한의원에도 다녀왔고
그렇지만 여전히 올라오지 않는 내 컨디션…
그러나 또 갔다.
늘 저조한 컨디션이어도 참을만 한 날이 있고
참을만 하지도 않은 날이 있는데…
오늘 아침 몸 컨디션은 별로여도
마음 컨디션이 의외로 좋아서 또 갔다.
어제 체력 소모를 많이 한 건지…
오늘은 초반 몸풀기로 구르기를 한 뒤부터
속이 메스껍고 머리가 아파왔다.
하지만 여기서 포기할 순 없지.
숨을 머리로 전달하고 크게 내쉬기를 여러번 반복했다.
한 열 번쯤 하고 났을까… 조금 나아진 느낌이었다.
아프기 시작한 이후로
아픈 것에 짜증을 내고 아픈 탓을 해대는 버릇이 생겼는데
오늘만큼은 그 습관에 지지 않은 나에게 칭찬을 해주었다.
그리고 또 부장가아사나…
어제의 기억으로 살짝 겁을 먹었지만
두통도 낫게한 내 호흡기술을 믿어보며 수련을 진행했다.
어제보단 조금 나아진 것 같지만
여전히 다른 분들을 따라가긴 힘들어서
내 속도대로 수련을 마쳤다.
그리고 마지막 사바아사나…
많은 생각들이 올라왔다.
어제와 오늘 달라진 점들..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의 차이점들..
얼마나 나아지고 있는가에 대한 상념들..
오늘 해야할 일…
이번달까지 끝내야할 일…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쏟아지는 생각들…
그러다 ‘지금 이순간만으로도 충분하다’라는
문장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내가 과거보다 얼마나 나아졌는지 체크하는 습관…
그것이 필요한 순간들이 있지만
그것이 필요없는 많은 순간들에서조차 체크 또 체크.
그 행동패턴이 내 마음을 불안으로
옭아매는 것을 알아차렸다.
아무리 머리로 배우고 또 배워도
순간 순간 나는 지금이 아닌 생각 속에 갇혀있음에
또 한 번 멋쩍은 웃음이 나왔다.
그러나 …
‘이런 과정 또한 지나쳐야 제 맛 아닐까’
라며 오늘의 일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