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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별연두 Jan 12. 2022

마음의 주인이 되는 법

마음의 주인으로 살아라(민진희 지음)_ 책리뷰

올 해에는 읽었던 명상관련 도서를 재독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그 시작으로 민진희 원장님의 '마음의 주인으로 살아라' 라는 책을 골랐는데,

그 이유는 내가 맨 처음 읽었던 명상관련 책이었기 때문이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7528467


민진희 원장님의 자이요가명상원에서 임산부요가와 명상 클래스로 태교를 한 셈인데,

출산 이후 복직을 하고 방황을 하게 되면서 다시 요가와 명상이 절실하던 차에

민진희 원장님의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그 당시 요가원에 직접갈 여력은 되지 않았고,

이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자이요가명상원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하루시작명상을 zoom을 통해 들으면서,

하루 하루를 버텨냈던 기억이 난다.


그 땐 마음챙김이 잘 알지도 못했다.

그저 이 책을 통해 어렴풋이 마음챙김에 대해 짐작을 해가며

일상 속에서 내 마음을 어떻게 바라보고 느끼고 자각해야 하는지를 터득할 수 있었다.


@unsplash


이 책은 사례가 굉장히 많다.

사례 모음집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보통 마음챙김 명상 클래스에 참여하게 되면,

대부분 생각과 감정, 감각을 그저 바라보라고만 말하는 경우가 많다.

(그 말도 맞다. 마음챙김은 위빠사나 명상을 근간으로 하기 때문에 관조하라는 말은 맞다.)


하지만 일상에서 순간적으로 분노가 치밀 때, 나도 모르게 짜증을 내버리게 될 때,

잠시 멈춰서서 스스로를 바라볼 수 있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차분하고 고요한 명상수업시간이 아닌 격정이 난무하는 일상 속에서

명상때 배운 것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감정의 파도가 몰아칠 때 바로 그 순간에 용기를 갖고

폭풍의 눈으로 들어가 바깥 폭풍우를 그저 바라볼 수 있는 힘을 가진 이들은

이미 어느 정도 마음챙김에 익숙한 사람들일 것이다.

@unsplash


그러한 점에서 볼 때,

저자는 수많은 사례를 구체적으로 들어줌으로써

수업에서 가르치는 단순명료하다못해 조금 어렵다 느껴지는 '바라봄'의 기법 이상으로

일상 속에서도 내 마음을 한 걸음 물러나 바라볼 수 있는 방법을 상세하게 알려주고 있다.


저자는 우리에게 마음의 18번이라고 불리는 '중독된 생각'이 있다고 한다.

그 생각이 불안, 분노, 우울, 짜증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가져오고

그 생각과 감정의 뒤섞임(악순환으로 인한)이 우리를 더 더욱 불행의 구덩이로 밀어넣는다고 말한다.


저자는 폭풍우가 몰아칠 때를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다시 말해, 마음의 18번을 찾아내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우리는 마음의 18번을 자각하는 순간  폭풍의 눈으로 들어갈 수가 있다.



저자는 미국 최고의 회계법인에서 세무 분야 회계사로 일했고, 한국에서는 앤더슨컨설팅에서 일했다. 이후 국제회계학원을 설립해 강의와 학원을 운영했다. 그 외에도 다양한 기관에서 국제회계법을 강의하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날 원인모를 전신마비가 찾아왔고, 이를 계기로 브레이크없이 달리기만 했던 삶을 멈추게 되었다.


뭔가에 집착했다가 금새 시들해지면 도망가버리는 그녀의 반복되는 패턴들...

그 안에서 고통스러웠던 그녀...


단 1분 1초도 이런 괴로움 속에서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았다. 괴롭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적당히 사는 것도 원치 않았다. 나는 행복하게 살고 싶었다. 집착이 아닌 사랑을 주고 받는, 그런 삶을 살고 싶었다. 그리고 마음 속으로 그렇게 말하면 말할수록 자꾸 눈물이 났다. ... 중략... 내가 나를 진정으로 위하는 마음에서 흘리는 눈물이었다.  ...중략... 그러자 그 순간 누군가가 나의 귓가에 속삭여주는 듯 조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중해, 너는 소중해. 누가 뭐라고 해도 너는 너무나도 소중해.'

p.38~39


@unsplash


나 또한 그녀가 운영하는 요가명상원의 다양한 수업을 들으며 가장 와닿았던 것이 '나 자신에 대한 소중함' 이었다. 나의 경우를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보자면 내 운명의 문장은 '나는 나를 사랑합니다.' 였다.

그녀가 운영하는 요가명상원 수업에서 들었던 말이었다.

나에게 그 어떤 말보다 와닿았던 것이 바로 이 문장이었다. '나는 나를 사랑합니다...' 


복직 후 힘들었던 일상 속에서 나를 버티게 한 마음은 '나는 나를 사랑합니다.' 였다.


나는 그 당시 마음 바깥의 세상(일상)과 마음 속 세상 두 가지가 한데 얽혀서 제정신이 아니었다.

거기다가 과거와 현재, 미래가 모두 뒤엉켜서 어찌할 줄 모르고 고통스러워했다.

허나 그 말 한 마디가 나를 살게 했다.


이 외에도 그녀가 들려준 그녀 자신의 이야기와 다양한 사람들의 사례들을 통해 알려준

-마음을 바라보고 마음 바깥 세상의 난관과 마음의 고통을 분리하는 법

-마음을 바라보고 느끼며 중독된 마음을 찾아내는 법

-바라보고 느낀 후 자각을 함으로써 행복해지는 법

은 이 책을 통해 내 무의식 속에 자리잡았음이 분명하다.


이 책을 읽었던 약 6년 전에는 이 책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 이 책을 다시 읽어보면서 내가 이 책에서 가르쳐주고 있는 기법(?)들을 지난 6년간 얼마나 잘 활용하고 있었는지를 느꼈다. 그로 인해 그 때의 나보다 지금의 내가 심적으로 훨씬 성장해 있음은 말할 것도 없다.


나는 더 이상 부모님을 애증하지 않는다.

애와 증으로 나뉘어진 상반된 마음이 커다란 사랑이라는 하나의 길로 이어지게 되었다.

나는 내가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습관화했던 중독된 마음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예를 들면 '눈에눈 이에는 이'라는 법칙을 모든 인간관계에 적용하고 있었던 것...

'완벽하지 않은 나와 완벽하지 않은 타인의 모습' 에서 불편함과 짜증을 느꼈던 것... 등등

예전에는 너무나 당연하고 합리적으로 여겨졌던 이 마음들에서 풀려나 한결 가벼워진 마음을 느낀다.


내 마음과 가까워지고 싶은 분들, 나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싶으신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에필로그>


한동안 이 책은 명상하는 법을 말해주는 것인가? 심리치료방법을 말해주는 것인가? 라는 고민을 했다.


고민한 결과, 이 책은 명상하는 법과 심리치료방법을 모두 말해주고 있는 것 같다.

나의 이분법적인 사고가 (이게 명상이냐 아니냐/ 혹은 명상이냐 심리치료냐) 만들어낸 고민이었다.


마음을 바라볼 때, 왜 그렇지?/ 어떻게 하지? 라고 말하다 보면,

명상기법과 반하는 doing(무언가를 행함으로써 해결하고자하는) 모드가 된다고 한다.

그래서 어떤 수업에서는 생각, 감정, 감각을 관조할 때 그런 질문을 하지 말라고도 한다.


그런데 이 책은 마음이 불편해질 때, 내가 왜이러지? 하고 반문해보고 마음을 바라보라고 한다.(???????!!)

처음엔 뭐지? 뭐지? 했지만 다시 한 번 생각해보니

여기서의 내가 '왜' 이러지? 하는 반문은 doing 모드와는 조금 다르다.

어찌보면 명상기법과 평행을 이루는 being (있는 그대로 함께하는) 모드에 가깝다.

말은 비슷하다. 하지만 의미는 좀 다른 것으로 사료된다.

'왜'라는 질문은 생각을 '하게' 하고 '이어지게' 하는 것은 맞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왜' 라는 질문에 병행되는 태도는

그(생각을 하고있는 것/ 생각이 이어지는 것) 조차도  바라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생각과 감정간의 관계를 바라보며 논리적 사고가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아주 큰 틀 안에서의 바라봄, 즉 관조가 아닐까 여겨진다.


문성희 선생님은 '밥과 숨'이라는 책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떤 일을 할 때에는 숨을 쉬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빠져들어서는 안된다.

호흡하는 나를 느끼며 그 일과 일정 거리를 두고 지켜보는 자세로 해야한다.

나는 민진희 원장님의 책과 문성희 선생님의 책이 이 부분에서 연결된다고 느꼈다.


우리가 어떤 일을 할 때에 doing 모드는 필요하다.  

doing은 현재와 내가 나아가야 하는 레벨의 차이를 체크하고 다가가는 방법을 모색하는 모드이기 때문에

어떤 일처리함에 있어 효율적인 모드이기 때문이다.

문성희 선생님이 말씀하신 호흡하는 나를 느끼며 일에서 한 걸음 물러나 일을 행하는 자세는

doing이 효율적인 순간조차 being으로 바라보는 자세를 말씀하는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이것이 민진희 원장님이 마음을 바라보는 방법과도 통하는 자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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