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가을은 마음을 건드린다.
하루는 별다를 것 없이 흘러가는데, 문득 창밖을 보다가 괜히 멈추게 되는 순간이 있다.
부쩍 차가워진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때문일 때도 있고, 길가의 작은 낙엽 때문일 때도 있다.
긴 팔로 출근했다가 오후엔 반팔을 입은 사람들의 모습에서 더욱 선명해진다.
아, 가을이 왔구나.
그럴 때면 생각보다 많은 감정이 따라온다.
괜히 떠오른 지난날에 울적해지기도 하지만, 누구를 그리워한다기보다 내가 지나온 시간들을 다시 바라보게 된다.
마치 겨울은 곰이 잠을 자듯 편안히 쉬어야 할 시간이고,
가을은 앞서 한 해를 뒤돌아보라고 주는 기회인 듯하다.
가을의 공기는 차갑지만, 마음은 오히려 따뜻해진다.
평소에는 무심하게 지나쳤던 사람들의 얼굴이 떠오르고, 오랜만에 안부를 묻고 싶어지기도 한다.
짧은 대화 하나에도 마음이 풀리고, 작은 배려 하나에도 오래 머물러 감사하게 된다.
참, 감성주의자 같으니.
‘잠시 멈춤의 계절’
앞만 보고 달리던 시간을 멈추고, 내 마음을 돌아보는 계절.
외로움이 찾아와도 괜찮고, 쓸쓸함이 밀려와도 이상하지 않다.
그 속에서 내가 누구를 생각하고, 무엇을 그리워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가을이 주는 선물은
풍경이 아니라, 마음을 들여다볼 여유일지도 모른다.
오늘 오랜만에, 다시
사랑과 인연과 내게 친절했던 사람들을 떠올려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