칫솔이 분해되기까지는 500년 이상이 걸린다.
재작년 필름 카메라 수업을 들으며 쓰레기를 주제로 사진을 찍은 적이 있다. 동네, 도시할 것 없이 길에 버려진 쓰레기가 많았다. 사진을 찍으며 기록만 남겼지 막상 쓰레기를 주울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요즘은 코로나 19로 인해 쓰레기가 더욱 많이 배출된다. 마스크부터 일회용 배달 용기까지. 모두 플라스틱의 일종이다. 이 막대한 쓰레기들이 다 어디로 갈까 생각해보면, 결국 우리 몸속으로 들어오게 된다. (쓰레기는 바다로 가게 되고 바다 생물이 먹게 되고, 그 생물을 우리가 먹게 되는 구조이다.)
미세 플라스틱 때문에 인간과 동물, 지구가 위험하다는 기사를 접했을 때에는 그 심각성을 체감하기 어려웠다. 늘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에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정말 그렇다고?’라는 의심이 먼저 생기기 때문이다. 이번 속초 여행길에 호텔에서 큰 충격을 받았다. 어메니티로 제공되는 일회용 칫솔이 대나무 칫솔이었기 때문이다. ‘오, 이 브랜드 친환경을 추구하는 호텔 브랜드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가 칫솔에 적힌 문구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플라스틱 칫솔은 분해되는데 500년 이상이 걸리고,
대나무 칫솔은 분해되는데 6개월이 걸립니다.
플라스틱이 분해되는데 이렇게 많은 시간이 지나야 한다는 것에 놀랐다. 그리고 창고형 매장에서 대량 구매해놓은 칫솔 뭉치가 생각났다. 2-3개월에 한 번씩 바꾸는 칫솔이 분해되는데 500년 이상이 걸린다. 내가 태어나자마자 사용한 칫솔은 아직 분해가 되려면 약 470년 이상이 지나야 한다. 내가 남긴 쓰레기가 결국에 내가 죽기 전에도 분해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미래의 지구의 주인들에게 미안하다. 플라스틱을 줄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