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늘
산다는 것의
반대편에 있는가
현자의 말처럼
내가 살아있을 때는
죽음의 실체를 모르고
죽었을 때는
그 죽음을 느낄
내가 없다는데
정말 그럴까
그럼
수시로 엄습하는
이 불안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하루를
더 산다는 것은
하루가
더
죽음과 가까워졌다는
부인할 수 없는 진실
철이 든
자아가 느끼는
불안의 실체는 그런 것이 아닐까
우리에게
영생이 주어진다면
우리는 지금보다
더 행복할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이미 주어진 것에 대해
인간은
행복해하지도
감사하지도 않으므로
또 다른 삶의
권태만이
우리를 짓누를 것이다
죽지 않은다는 것을
알고 있는 인간에게
더 이상의
순전한 사랑은
없을 것이고
더 이상의
짜릿한 모험도
보람된 도전도
모두 사라지고 말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또 다른 세계의
존재를 믿고
그곳을 동경하나 보다
모든
행복과
안전이 보장된
그곳
하지만
이 세상을 떠나야만
갈 수 있는
그곳
이제 알만한 것은
다 아는 당신
진정으로
진심으로
하루빨리
그곳에 가길 원하는가
서슴없이
'예'라고
대답할 수 있는
당신이라면
당신은 이미
절대자와 마주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다
이렇게
죽음은
산다는 것의
반대편에 있지 않다
지금 이 순간
죽음을 내편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 있는 자들 만이
잘 살아가는 자들인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죽음에 대한
패러독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