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송이 꽃

by 해진

너, 아름다운 한 송이 꽃이여

꽃이 된 것만 해도

얼마나 큰 행운인데

늘 슬픔에 잠겨있구나


향기를 가졌어도

그 향기 스스로 멀리까지

전하지 못해

그 슬픔 떨치지 못하는구나


나비의 날갯짓이,

나비의 비상이 아무리 부러워도


늘 한자리에 서서

그들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네 처지에


애가 타서 그토록

붉디붉은 것이구나


바람이 불어

꽃잎들이 네 몸에서 떨어져

그 바람에 날아간다 해도

네가 나비가 된 건 아니야


너의 꿈을 실은 향기를

아득히 멀리 있는 숲까지

싣고 날아가서 퍼트리는 것은

나비들의 일이야


넌 나비가 될 수도 없고

될 필요도 없어


넌 한송이의 꽃으로만 있어도

충분한 존재란 걸 이제 알아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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