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스산해져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아
나도 모르게
백화점으로
행하는 발길
그곳에
내 마음을 달래주고 채워줄
그 무엇이라도 있기라도 한 듯
발길을 재촉한다
이리 기웃
저리 기웃
내 마음이
그 어떤 것에도
내려앉지 않는다
그저
손과 발이 부지런히 움직일 뿐
물건에서 물건으로
코너에서 코너로
이래도 되는 걸까
아닌 걸 알면서도
발걸음은 계산대를 향해
정주행
집으로
돌아가는 길
무거운 쇼핑백에
후회의 무게를 더해
천근만근
무거워진 발걸음
그보다
더 무거워진
내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