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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를 잊고 사는 그대

by 해진

노래를 잊고 사는 그대여

동이 트기 전

새벽 미명부터

노래하자

그 노랫소리를 듣고

밤의 어둠 속에 묻혀 있던,

그리하여 그대 자신도 볼 수 없었던

희망이 기지개를 켜고,

꿈틀대며 깨어나

그대의 하루를 인도하게 하라


노래를 잊고 사는 그대여

눈부시게 솟아오르는

태양 아래에서

노래하자

그대의 노래를 들은

온갖 꽃들이

이슬로 씻은

마알간 얼굴을 드러내며,

그대의 얼굴을 향해 미소 띠며

향기를 뿜어내게 하라

그리하여 한껏 향기를 품은 그대는

그대의 발걸음이 머무는 곳마다

그 향기의 씨앗을 심어

이 세상을 향기로운 정원으로 만들어 가라


노래를 잊고 사는 그대여

서녘 하늘이 주황 장미 빛으로

물들어 가는 석양에도

노래하자

둥지를 찾아가던

새들이 마지막 노래를 부를 즈음

그들과 한 목소리로

하루의 감사를 담아

다가오는 밤의 장막이

상하지 않도록

그대를 세상에 보내신 이가

들을 수 있을 만큼의

나지막한 목소리로

노래하자

그가 그대의 감사에 화답하여

그대에게

그대의 마음을 밝힐

영롱한 별빛을

선물로 주시리라


이제 그 별빛을

가슴 가득 담은 그대는

이 어두운 세상에서

빛을 찾으려는 자들에게

그 빛으로 인도하려는

위대한 마음을 품고

잠자리에 들 것이다

잠들기 전

밤새 그 마음이

더욱 커져 내일 아침에는

더 큰 희망의 노래를

부를 수 있기를 간구하며

기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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