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그대가
화려한 꽃이라는 건
곧 시들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것
지금 그대가
울창한 잎을 가진
나무라는 것은
낙엽이 지는
가을을
알아야 한다는 것
꽃과 나무가
제 아무리
아름답고 푸르러도
스스로를 자랑할 수 없는 것은
아침저녁으로 이슬을 보내시고
단비를 내려 마른땅을 적셔 주는 이가
따로 있기 때문이다
교만했던 꽃은
시든 후에야
자신의 아름다움이
자신의 것이 아니었음을 알고
아름다움의 덧없슴에 한탄한다
푸르름을 자랑했던 나무도
그 무수했던 잎을
다 떨어트리고 난 후에야
혼자서는
아무것도
만들어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때늦은 눈물을 흘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