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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제 올드스 Olds Apr 27. 2023

벌써 잊혀진 메타버스 <2022~2023>









2022년.

알다시피 2022년은 코로나 때문에 갇혀있던 사람들이 더 자유롭게 외출을 하고, 세계의 중앙은행들이 스스로 풀었던 돈을 다시 거둬들이기 시작한 해였다. 코로나로 바뀐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메타버스는 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메타버스에 열광하는 분위기는 사라졌다. 사람들은 메타버스에 접속하는 대신 예전처럼 학교와 직장에 가고, 살냄새 나는 사람들을 만나고 만졌다. 사람들은 여전히 가상 인간 연예인보다 진짜 인간 연예인의 팬이었고, 여전히 NFT 신발보다 진짜 신발을 좋아했다. 거기다, 은행들은 예전처럼 금리를 높이면서 공짜로 돈을 빌려주는 짓을 그만뒀다. 그러자 가상의 공간과 가상의 자산에 투자하는 여유는 사라졌다. 메타버스? 이제 누구도 그 이름에 흥분하지 않았다.     



      




가상의 세계.

한때 메타버스는 정말 끝내주게 멋진 세계처럼 보였다. 질병도, 노화도, 죽음도, 환경오염도 없는 세계. 행복, 멋짐, 즐거움만 가득해 보였던 신세계. 하지만 지나친 설레발이었을까. ‘메타버스’는 지나가는 마케팅 용어처럼 쉽게 유행이 끝났다. 이유는 다양했다. 메타버스가 기존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 세상이 5G 인터넷도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는 점, VR/AR 기계의 값이 비싸다는 점, 그 누구도 커피도 못 마시게 하는 VR 기기를 쓰면서까지 회의를 하고 싶어 하지 않다는 점. 다시 말해, 메타버스의 생태계도 미흡했고 사람들이 메타버스의 필요를 크게 느끼지 못했다.          




손절은 빨랐다. 

몇 년 되지도 않아 마이크로소프트(MS)는 가상현실(VR) 서비스를 종료했다. 구글은 가상현실 대신 AI 기술 개발에 다시 집중했고 디즈니는 메타버스 사업부를 폐쇄했다. 



          

메타(Meta)? 

메타는 망신과 고통을 함께 당했다. 메타버스 사업은 손실을 기록했고 주가는 인플레이션 시대에 맞물려 크게 다쳤다. 21년 11월부터 22년 11월까지 –77%. 빅테크 기업 중 유독 큰 하락이었다. 저커버그의 재산은 100조 넘게 증발했다. 그의 재산 순위는 6위에서 20위 밖으로 밀려났다. 위기를 감지한 메타는 인력을 감축하며 쇄신에 나섰다. 주주들 앞에서 저커버그는 스스로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앞으로 메타는 3~5년 동안은 상당한 손실을 낼 것"이라고. 하지만 주주들의 인내심은 점점 바닥을 드러냈다.      



     




23년, 챗 GPT가 등장했다.

막내에게 관심을 빼앗긴 첫째 아이처럼 메타버스는 완전히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스포트라이트는 오로지 마이크로소프트와 테슬라와 구글에만 머물렀다. 세계의 고급 엔지니어들은 AI 쪽으로 빠르게 갈아탔다. 사람들은 어딜 가나 다재다능한 ‘챗 GPT’ 이야기를 해댔다. 여론은 경이로움과 무서움으로 가득 찼다. ‘메타버스’가 새로운 ‘북극성’이라고 했던 저커버그도 실적 발표에서 ‘메타버스’를 7번 언급했던 반면 ‘AI’를 28 번 언급했다. 메타의 경영진들마저 ‘메타버스’가 아닌 ‘AI’에 더 집중하기 시작했다는 신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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