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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지는 GDP...하지만 경제와 주가는 다르다?

독일 경제와 주가를 보며 쓰는 희망 시나리오


1. 떨어지는 한국의 성장률


2022년부터 2024년까지 한국 GDP 성장률


2025년 5월 11일, 1분기 한국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246%를 찍었다. 하루 뒤 5월 12일, OECD는 내년 한국 잠재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98%로 전망했다. 그 외에도 국회 예산정책처, 한국개발연구원(KDI), 그리고 외국 기관까지 한국 잠재성장률 전망을 1%대로 수렴시키고 있다.



어쩌다가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택시 아저씨나 바둑 두는 할아버지들에게 물어봐도 알 수 있다. "대한민국은 가장 적게 태어나고 가장 많이 자살하는 곳이며 가장 빨리 늙어가는 나라다.", "기술 혁신이 부족하고, 규제가 기업 발목을 잡고, 중국이 전통 산업을 잡아먹고, 기업들의 경쟁력은 예전 같지 않다.", "미국 관세가 기업들을 괴롭게 하고, 나라에 힘이 없어서 양 떼처럼 이리저리 내몰린다.", "박사들은 미국으로 가고, 공부 잘하는 학생들은 의사만 되려고 하고, 자영업자들은 지옥에 빠졌고, 정치는 개판이다."



악재로 가득하다.

그래서 싸게 나온 한국 주식을 매수하려다가도 공포가 치고 올라온다. ‘저성장의 탈출구는 없어 보인다.’ ,‘주주가치는 개무시당하고 있다’, ‘한국은 불행한 잠에서 허우적거리다가 평생 빠져나오지 못할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주식 매수? 경제 방송에서 주워 들어보니 투자란 미래의 가치를 사는 것이라는데? 미래 없는 나라의 주식을 산다? 암, 그렇지. 말도 안 되지. 역시나 이번에도 내년에도 ‘국장 탈출은 지능 순’이다.






2. 떨어진 성장률...그런데 주가는 올랐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독일 DAX 40 상승



하지만 다른 생각도 치고 올라온다.

‘실물 경기’와 ‘주가’는 다르니까. 경제와 주가가 다르다는 것. 처음에는 이 역설을 이해하는 게 힘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이 커플은 가끔 박자를 타지만 엇박자를 탈 때도 많다. 가까운 예로 2020년 코로나가 있었다. 세계 경제는 쇼크로 쓰러졌지만 주가는 뛰었다. 코로나가 매우 특수한 상황이라면 더 가까운 예가 있다. 주인공은 독일이다. 수출 중심 국가이자 러시아 에너지로 커온 나라 독일. 2022년 러-우전쟁 이후 독일 경제성장률은 –0.3%(2023년), -0.2%(2024년)가 됐다. 하지만 독일 DAX 40 주가는 38%(2023년), 18.85%(2024년) 뛰었다. 올해도 좋았다. 5월 기준으로 DAX40 지수는 17.4% 상승했다.



경제가 안 좋은데 왜 독일 주가는 뛰었을까?

2022년에 러시아 가스가 끊기고 독일 주가는 뚜들겨 맞았다. 그 해 DAX 40은 –12.35% 떨어졌다. 주가가 싸졌다. 싼 가격도 투자자들을 설레게 했지만, 가슴을 뛰게 한 건 따로 있었다. 독일 정부의 '경기 부양책'과 유럽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독일 정부는 인프라 투자기금 5천억유로를 조성해 12년간 쓰기로 했고, 유럽중앙은행은 6차례 연속 금리 인하를 하고 있다. 아, 돈을 풀고 이자를 내린다는 소식에 투자자들은 독일의 미래 이익을 재평가하기 시작했다!



실물 경제가 엉망이면 상실과 과실이 함께 온다.

살기 팍팍하다. 돈을 안 쓴다. 물가는 주춤거린다. 희망 기근 상태다. 온갖 악재가 난무하고 주가는 난자당한다. 떨어진 주가는 더 이상 기대를 받지 못한다. 하지만 정부와 중앙은행은 경기부양과 금리인하 카드를 만지작거린다. 거기다 기업이 지난 분기보다 조금만 잘해도, 경기 전망이 조금만 ‘덜’ 나빠져도 투자자들이 귀여워해 준다.







3. 한국 주식 시장 희망 시나리오:

가격, 경기부양, 금리인하




답 없어 보이는 나라에 투자하기가 꺼림칙하다.

하지만 경제와 주가가 다르다는 역설을 견뎌야 한다. 독일을 보면서 희망 시나리오를 돌려보는 중이다.


첫째, 이미 싸질 대로 싸졌다. 저성장에 뚜들겨 맞고, 계엄령에 뚜들겨 맞고, 관세도 뚜들겨 맞았다. 주가는 선행지표다. 이제 반등은 덜 나빠졌냐의 싸움이다. 지금은 ‘덜’ 나빠질 구간 언저리에 있다. 좋은 주식인데 비싼 주식보다 나쁜 주식이지만 싼 주식을 사는 게 마음 편하다. 미국의 빅테크들을 생각해 보자. 하도 높은 기대를 받아서 조금이라도 실적이 꺾이면 자비 없이 뚜들겨 맞았다.


둘째, ‘추경’ 소문이 들린다. 대선 이후에 새로운 정부가 돈을 풀 가능성이 있다. 너무 설레발인가?


셋째, ‘금리 인하’와 '양적완화'소문이 들린다. 계속 저성장 지표가 나오고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유가가 내려갔다. 한은이 금리인하 하는 데 부담 없는 구간에 들어서고 있다. 한편, 이창용 총재는 심포지엄에서 '양적완화' 정책을 언급했다. 물론 한국은행은 투자자들에게 '학문적 논의'이니 호들갑 떨지 말라고 반박한다. 하지만 양적완화는 몰라도 금리는 빅컷도 가능하지 않을까? 너무 설레발인가?
















## 참고 자료

-[독일증시 '돈풀기 랠리'…DAX지수 사상 최고치 경신]

https://www.yna.co.kr/view/AKR20250509149251082

-[유럽중앙은행, 6차례 연속 금리 인하]

https://magazine.hankyung.com/business/article/202504180961b

-[OECD도 한국 잠재성장률 '2% 하회' 전망]

https://www.yna.co.kr/view/AKR20250511037400002

-[한국 1분기 -0.2% 역성장 쇼크]

https://www.chosun.com/economy/economy_general/2025/04/24/RYSYX6BORRBE5GFWM4X74Z3QLA/

-[한국은행, 양적완화 논란에 적극 해명 "검토 사실 아냐"]

https://www.cbci.co.kr/news/articleView.html?idxno=50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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