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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밀착 해결 위해 시진핑을 APEC에 초대해야 한다

시진핑 = 북-러 밀착 해결의 열쇠


가상 시나리오



트럼프 푸틴 김정은 jpg.jpg 트럼프, 푸틴, 김정은


2026년 4월 28일. 러시아 쿠르스크. 푸틴과 김정은이 북한군 위령탑 앞에 섰다. 붉은 카네이션을 헌화했다. 머리를 숙였다. 같은 날 그들은 크림반도 얄타로 갔다. 얄타엔 트럼프 전용기가 있었다. 트럼프와 김정은이 만났다. 포옹이 악수를 집어삼켰다. 얄타 북-미 정상회담 후 만찬에서 김정은이 보드카를 들었다. “력사적인 회담을 도와준 뿌찐 동지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그리고 5월 1일, 노동절.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대기권 진입 실험이 성공했다. 우는 북한 과학자들 사이에 러시아 과학자들이 보였다. 하루 뒤, 한국은 대북 방송 빈도를 높였다. 그러자 북한 포탄 한 발이 남측 스피커를 찢었다. “VIP 승인. 10배 응징.” 대한민국 국방장관 메시지가 해병대에 닿았다. 오후 4시, 해병대 포탄 10발이 황해도에 떨어졌다. 오후 6시, 폭격기 4대와 전투기 12대가 동해를 훑으며 남쪽으로 내려왔다가 다시 돌아갔다. 러시아 공군이었다. 여기까지. 이 가상 시나리오는 북-러 밀착의 악몽을 보여준다.






우원식 국회의장의 방중


2024년 2월 10일, 우원식 국회의장이 시진핑 주석을 만났다. 우원식은 APEC 참석을 요청했다. 돌아온 답은 “참석을 진지하게 고려 중”이었다. 2025년 10월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의가 다가오고 있다. 시진핑의 참석은 중요하다. 그가 ‘북-러 밀착’을 해결할 열쇠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러시아 = 한국의 안보 비용


2024년 4월 28일, 푸틴이 북한군 파병을 인정하며 감사를 표했다. 파병의 근거는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 이 ‘동반자’들은 궁합이 맞았다. 러시아는 쿠르스크 탈환이 필요했고 북한은 수백만 발의 포탄과 1만 5천명의 병력을 보냈다. 4,700명이 죽거나 다쳤다. ‘에너지-식량 최빈국’ 북한은 피와 포탄의 영수증을 내밀었다. ‘에너지-식량 강대국’ 러시아는 석유와 밀가루를 보냈다. 문제는 러시아 군사기술도 거래됐다는 점이다.


드론, 위성, 미사일 기술이 북한 손에 들어갔다. 북한이 핵무기 기술을 요청했다는 소문도 무성하다. 실전 경험도 무시할 수 없다. 75년 동안 군사학개론만 보던 북한군이 진짜 전쟁을 경험했다. 그것도 유럽에서. 드론이 뭔지도 몰랐던 북한군이 드론 전쟁을 경험했다. 그것도 한국군보다 먼저. 국정원은 보고했다. 파병 북한군이 미숙함을 줄이고 신형 장비에 익숙해졌다고. 북한의 파병은 단순 총알받이가 아니었다. 한국의 안보 비용이었다.






한국 안보의 2가지 악몽


한국 안보의 악몽은 두 가지다. 첫째, ‘북-러 혈맹관계’. 그들이 맺은 조약은 아직 동맹이 아니다. 아직 결혼까지 가지 않은 연애와 같다. 하지만 북한군 시신이 더 늘어난다면? 그래서 북한이 마트 영수증보다 더 긴 영수증을 러시아에 내민다면? 느슨한 파트너 관계는 끈끈한 혈맹관계가 된다. 둘째, 한국 없는 ‘북-미 정상회담’. 트럼프는 푸틴에게 유화적이면서도 김정은을 만나길 원한다. 김정은에게 리무진을 선물하고 운전까지 해준 푸틴이 이 둘을 중재할 수 있다. 한국 없는 테이블에서 트럼프와 김정은이 ‘비핵화, 북한 시장, 주한미군’을 가지고 어떤 장난을 칠지 알 수 없다.






한반도 문제는 고차방정식


전직 대한민국 대통령은 시원한 사나이였다. 명쾌하고 명확했다. ‘생즉사 사즉생 정신’‘살상 무기 지원’을 언급했다. 문제를 ‘러시아=적’이라는 일차방정식으로 인식한 것이다. 이 틈에 러시아와 북한의 우정이 싹 틔웠다. 한편, 새로운 백악관 주인은 애매한 자세를 취한다. 결투 논리가 아니라 외교 논리로 문제를 풀고 있다. ‘제2의 처칠’ 젤렌스키를 ‘독재자’로, ‘독재자’ 푸틴을 ‘파트너’로 부른다. 한국이 안보 역풍을 맞은 것도 모자라 외교 엇박자까지 낸 것이다. 이제 오답 노트를 적을 시간이다. “한반도 문제는 고차방정식.”






시진핑= 북-러 밀착 해결의 열쇠


새로운 정부는 ‘북-러 밀착’을 해결해야 한다. 전환점이 필요하다. 어떤 카드가 남아있을까? 최근 북-러의 밀착을 보며 표정이 썩어가는 플레이어가 하나가 보인다. 바로 중국이다. 중국은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북한을 협상 카드로 써왔다. 그런데 관리할 수 있었던 북한이 손바닥에서 떨어져 나간다? ‘황제의 나라’는 그런 꼴 못 본다. 더구나 베이징과 멀지 않은 곳에서 북한 핵무기는 부담스럽다. 북한 파병 이후 시진핑은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뼈 있는 말을 했다. “불에 기름을 붓지 마라. 전쟁터는 밖으로 번지지 않아야 한다”.



APEC_2025_Korea_emblem (1).jpg APEC 2025 KOREA ⓒ외교부



이 틈을 파고들어야 한다. 전 대통령이라도 특사로 보내 시진핑을 경주로 불러들여야 한다. 까짓거 ‘쎼쎼’거리면서 중국을 활용해야 한다. APEC에서 두 가지 목표를 이뤄야 한다. 첫째, 중국이 러시아에 압박을 가하도록 설득. 북-러 핵기술 이전은 중국도 용인할 수 없다는 점을 러시아에 전달하도록 한다. 둘째, 한-러 관계 복원 중재 요청. 중국은 러시아가 가장 힘들 때 도와준 친구이며 ‘중재자’라는 대국의 이미지를 원한다. 중국을 한-러 관계 전환의 적임자로 활용해야 한다.






이 바닥에는 국익만 있을 뿐...



Kissinger_Mao.jpg 헨리 키신저와 마오쩌둥



“두 적을 뭉치게 하는 적대적인 자세는 현명하지 않다” 헨리 키신저는 죽기 전 <파이낸셜 타임즈>와의 대담에서 이런 말을 남겼다. 바이든이 중국과 러시아의 우정을 만들고 있다는 뜻이었다. 그는 냉전 시대 중국-소련 갈등을 활용했다. 중국을 파트너로 끌어들였던 미국 역사는 그의 작품이었다. 그의 현실주의는 이 바닥에 국익만 있을 뿐, 영원한 적도 영원한 친구도 없다는 걸 보여줬다. 누군가 말한다. 한국이 러시아와 가까워지는 건 자유와 민주의 가치를 훼손하는 거라고. 그러면 국익은 훼손당해도 마땅한가? 한반도는 더럽게 힘센 놈들만 모인 저수지다. 세계 3차 대전 스위치가 있는 복잡계다. 이곳에서 균형을 잃으면 평화의 엔진이 꺼진다.









## 참고 자료

-['방중’ 우원식-시진핑 면담]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170342

-[국정원 “러시아 파병 북한군 전사자 600명 포함 4700명 사상”]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195066.html

-[윤 대통령 “북한군 활동 따라 우크라 살상무기 공급 검토할 수도”]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164206.html

-[푸틴 편드는 트럼프 … 러시아-중국 갈라놓기 전략일까?]

https://www.bbc.com/korean/articles/cy7xy4lgk6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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