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는 전쟁 (1) <2020.2.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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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7일 복기>






가장 어두운 페이지였던 2월과 3월.

하나의 병이 하나의 전염으로, 하나의 전염이 하나의 봉쇄로 차례차례 나아가던 시절이었다. 바이러스보다 빠른 건 공포였다. 모든 TV가 합창하듯 말했다. 새로운 감염 소식에 대해서. 과학자들이 하루 종일 재잘거렸다. 단백질 껍데기와 유전체를 가진 그 입자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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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은 진땀을 뺐다.

가지고 있는 정보는 적었지만 종식 가능성에 대한 질문은 도저히 바닥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은 확신을 가지고 경고했다. 이번 전쟁이 아주 질긴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고, <마스크, 손 씻기, 거리 두기>를 가훈으로 삼으라고.




모두의 전쟁이었다.

미국의 트럼프는 ‘제2차 세계대전과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시진핑은 ‘전염병 방역의 인민전쟁’이라고 말했다. 프랑스의 마크롱은 ‘우린 지금 전쟁 중’이라고 말했다. 인도의 모디는 ‘정부가 전시 태세로 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탈리아의 콘테는 처칠의 말을 인용하며 ‘지금이 이탈리아에서 가장 어두운 시기’라고 말했다. 그리고 한국의 문재인은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하자”라고 말했다. 엄밀히 따지면 진정한 ‘세계대전’이었다.




적은 기동력 좋은 부대였다.

그들은 구석구석, 빨리빨리, 부지런히 숙주를 찾아냈다. 과거에 말(馬) 때문에 전쟁의 범위가 넓어졌듯이 이번 전쟁은 ‘세계화’ 덕분에 전염의 범위가 넓었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바이러스가 모든 대륙을 점령하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기똥찬 속도였다.




인류도 당하고만 있지 않았다.

전 세계가 처음으로, 공동으로, 빠르게 대응했다. 올림픽을 연기했고, 온갖 스포츠 리그를 중단했다. 중국은 자금성을 닫았고 이탈리아는 성당을 폐쇄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는 메카 성지 순례 입국을 제한했다. 향수 기업이 손 세정제를 만들었고, 자동차 기업이 산소호흡기를 만들었고, 의류회사가 마스크를 만들었다. 뉴욕, 밀라노, 런던, 캘리포니아, 보스턴, 시카고, 치바현은 박람회와 전시회 장소를 야전 병원으로 개조했다. 한국은 군의관 기초군사훈련을 단축하고, 간호장교의 졸업을 앞당겨 그들을 코로나 현장에 긴급 배치했다. 그리고 거의 모든 나라가 휴교를 명령했다.




3월 7일,

누적 감염자는 10만 명을. 누적 사망자는 3천600명을 돌파했다. 과거 2009년, WHO는 3만 명의 신종플루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팬데믹(pandemic: 감염병 최고 경고 등급)을 선포한 적이 있었다. 그것에 비해 이번 WHO는 느렸다.




3월 11일,

사람과 바이러스가 서로 죽고 죽이는 가운데 드디어 WHO가 팬데믹을 선언했다. 팬데믹은 라틴어로 ‘모든 사람(pan(모든)+demos(군중))’이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이미 많은 시간, 많은 돈, 많은 기도를 낭비한 후였다.




기회는 떠났다.

전 세계가 처음으로, 공동으로, 빠르게 대응했지만 바이러스가 더 빨랐다. 시간은 째깍째깍 흘러갔고 상황은 계속 악화됐다. 새끼였던 맹수가 감당할 수 없는 덩치가 된 것 같았다. 바이러스가 결국 해내고 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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