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는 전쟁 (2) <2020.2.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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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7일 복기>






전쟁은 역설적이다.

전쟁은 인류에게 분명한 불행이었지만 비약적인 변화를 가져다줬다. 전쟁이 있는 곳에 새로운 문화와 철학과 과학이 잉태됐다. 역사가 증명한다. 춘추전국, 그리스, 로마, 몽골, 일본, 프랑스, 독일, 소련, 미국. 예외가 없다.




‘코로나 전쟁’도 마찬가지였다.

2020년, 개발도상국으로부터 부품이 도착하지 않자 수십 년 동안 세계화를 지지해왔던 선진국들이 ‘리쇼어링(reshoring: 해외 생산 기지 국내 복귀)’에 주목했다. 수십 년 동안 자유방임을 숭배하던 나라들이 직접 시장에 개입을 했고 국민의 손에 공짜로 돈을 쥐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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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큰 정부’의 시대가 왔었다.

확진자 경로를 추적한 나라도 있었고, 안면인식으로 국민을 감시한 나라도 있었고, 일주일에 1인당 마스크 2장 5부제를 시행한 선진국도 있었고, 통행금지를 시행한 선진국도 있었다. 이를 두고 누군가는 코로나가 아니라 전체주의, 사회주의, 공산주의가 퍼졌다며 비아냥댔다. 아시아 국가의 적극적 방역이 ‘빅 브라더’를 연상한다며 우려를 표하는 학자도 있었다. 하지만 정부의 우선순위는 수단을 가리지 않고 전쟁에서 이기는 것이었다. (생각해 보면 『1984』에 등장하는 ‘빅 브라더’의 배경에도 전쟁이 있었다.)




휴전 없는 전쟁 동안,

낯선 것들의 연속이었다. 원격수업과 원격진료가 큰 주목을 받았고, 부엌은 사무실로, 안방은 강의실로 변했다. 산업혁명 이후 처음으로 세계 곳곳의 공장 굴뚝 연기가 멈췄다. 관광객이 끊긴 곳은 깨끗하고 맑아졌다. 역사상 처음으로 인류는 mRNA 방식의 백신을 시도했다. 그리고 역대급으로 돈을 풀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의 씨앗을 뿌렸다. 새 시대가 머리를 내밀기 시작한 것이다.




몇 달이 몇 년 같은 속도였다.

‘뉴 노멀(새로운 표준)’이라는 말이 다시 유행한 것도 그때였다. 이로써 코로나 전쟁은 우리에게 확실한 교훈을 알려줬다. 역사는 ‘계몽’으로 변하는 게 아니라 ‘사건’으로 변한다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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