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경제 올드스 Olds Mar 07. 2023

헝다 위기 (1) <2021.9>








헝다 그룹 본사 로비 (출처:YTN)




2021년 9월 13일, 헝다 그룹 본사 로비.

소음들이 서로 부딪쳤다. “우리 돈을 돌려달라!” 경비들과 몸싸움을 하던 군중은 반복적 소리쳤고 기자들의 카메라는 쉬지 않고 찰칵댔다. 울어서 벌게진 눈이 된 여자가 악에 받쳐 소리쳤다. “내 돈을 돌려주지 않으면 빌딩에서 뛰어내릴 거야!” 끔찍한 현실을 견디지 못해 실신한 여자도 있었다. 모두 신음했고 모두 지쳐 보였다. 모두 헝다에 항의하러 온 피해자들이었다.        



   

중국에서 집이란 견고한 목표다.

중국에서 집이란 삶의 기본이요 교육을 지탱하는 곳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꾸준히 가격이 상승해 온 자산이다. 그래서 인민들은 집 하나를 사기 위해 자동차 구매와 결혼을 미루고,  집 하나를 사기 위해 끈질기게 저축한다. 그리고 평생 갚을 대출을 받아 집 하나에 전 재산을 건다.           




그러던 2020년,

그 중요한 목표는 점점 좌절되기 시작한다. 코로나에 대응하기 위해 풀린 돈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간 것이다. 집값은 따라잡을 수 없게 올라갔다. 중요 도시 부동산은 전년대비 15~20%나 올랐다. 민심이 출렁거렸다.          




중국 정부의 심기가 불편해졌다.      

급격하게 살찐 부동산 가격을 가만히 둘 수 없었다. 그들이 누구인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빈부격차를 때려잡아 인민의 소비를 촉진시키겠다고 사교육이라는 업계를 통째로 날려버린 공산당이었다. 그들은 돈이 부동산으로 흘러가는 걸 막고자 엄격한 기준을 세웠다. 이른바 ‘레드라인 3’. 개발업체가 이 3개의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면 대출을 규제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스스로를 마구 남용하는 개발업체들에게 목줄을 채운 것이다. 때는 2020년 8월이었다.



      

업계의 ‘대장정(大長征, Long March)’이 시작됐다.

자금줄(유동성)이 끊기자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가시밭길을 걸었다. 강한 놈은 살아남고 약한 놈은 나가떨어졌다. 2021년 한 해 동안 파산한 개발업체 수는 270여 개. 거의 하루에 하나 꼴로 망하는 수준이었다.  



         

그리고 2021년, 뜻밖의 흉흉한 소문이 들린다.

헝다(恒大, Evergrande)가 대출 이자를 갚지 못할 거라는 소문이. 그것이 의미하는 건 간단했다. 부도였다.



      

헝다(恒大, Evergrande)











작가의 이전글 공부의 시작 (2) <2021.9>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