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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년홈즈 Feb 18. 2021

나의 눈물에 춤을 바칩니다.

“병호! 나랑 춤추러 가자!”

“싫어 이 나이에 뭔 춤?”

“아녀 이 춤은 병호한테 꼭 필요한 춤이여”

2019년 초가을 그녀를 처음 만났다. 가기 싫은 학교 끌려가듯 아님 무엇에 홀린 듯 나는 그렇게 친구 손에 끌려 최보결춤학교 학생이 되었다. 쭈뼛쭈뼛 서 있는 나에게 “자 지구에 발을 딛고 기운을 느껴 보세요. 이제 선입견을 버리고……여러분 몸속에 있는 춤을 꺼내 보세요” 아직도 마지막 그 말 ‘몸속에 들어 있는 춤을 꺼내 보세요’란 말이 또렷하다. 춤이라 해서 춤 기술을 가르치는 줄 알고 안 올려 한 건데 그녀의 색다른 첫 수업은 나에게 적잖은 충격을 주었다. 나는 이제  내 몸이 가끔 춤을 추고 싶다고 말하게 되었다.


내 춤 스승이신 춤문화운동가이자 최보결춤의학교 대표 최 보결 선생님이 책(나의 눈물에 춤을 바칩니다/미다스북스/2021.1)을 냈다. 책을 집어 들고 그녀의 세계에 빠져드는 건 몇 분 안 걸렸다. 술술 읽힌다. 어려운 이론서가 아니고 자신의 춤과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간 옆에서 보던 대로 춤에 미친 사람이 확실하다. 미친 사람답게 책 속에 춤이란 단어는 아마도 수천 개가 박혀 있다. 하지만 이 단어들이 지루해지기보다는 반복될수록 그녀가 바라보는 세상과 춤의 세계가 더욱 선명해진다.


‘내가 춤에 빠져든 건지, 춤이 내게 빠져든 건지는 알 수 없다. 난 춤과 눈 맞았다. 그리고 바람이 났다. 춤바람이 났다. 나는 아직도 여전히 ‘안성맞춤’,’ 양복 맞춤’이라는 간판을 보면 깜짝깜짝 놀라고 설렌다. ‘춤’ 자만 보면 떨린다’ -p275


이 정도면 춤 중독도 중증이다. 하지만 곁에서 지켜본 그녀는 이 보다 몇 배 더 미쳐 있고 인간과 우주에 대한 소통의 매개자로서 한층 더 깊은 사람이다. 내가 굳이 이렇게 설명하지 않아도 이 책을 읽어보면 바로 알게 된다.


어떤 한 분야에 인생을 건다는 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일이다. 이 책 저자 최보결 선생이 그렇다. 최근 코로나에 뭐에 여러 가지가 쌓여 우울감이 나를 덮고 있었는데 책을 읽다 보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는 무엇인가? 나는 뭐가 그리 힘들다고 그러는가? 내 몸속에 춤은 잘 있는가?’

다시 춤을 춰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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