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화성에 가지 않기로 했다.

프롤로그: 평화, 숨어 있는 폭력을 찾아 내는 일

by 청년홈즈

“나 화성에 갈 거야”

“거긴 뭐 하러 간데? 가지 마”

“지구는 이제 끝났어. 화성에 인류의 새로운 터전을 만들어야지”

“그러니까 가지 말라고. 왜 화성까지 오염시키러 가냐구”


나는 일론 머스크(Elon Musk -테슬라, 스페이스엑스 CEO)의 ‘화성 이주 프로젝트’에 진심으로 동참하고 싶었다. 이 프로젝트는 원래 2022년까지 화성에 화물선을 보내고, 2025년 이전에 유인 우주선을 보내 정착도시 개발에 착수, 이르면 2050년까지 100만명 규모의 화성도시를 건설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이었다. 하지만 2022년이 다 지나는데도 아직까지 화성에 우주선을 보냈다는 소식은 없다.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그의 목표가 분명히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는다.

▲화성 탐사: 인류의 화성이주 계획은 실현될까? (사진출처: NASA)

나는 화성에 가지 않기로 했다.

내가 이 화성프로젝트에 동참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수 억원에 이르는 이주 비용 마련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지원할 결심이었다. 하지만 몇 년 전 친구의 냉철한 ‘화성 오염’ 한마디에 나는 화성에 가지 않기로 했다. 그후 내가 살고 있는 이 행성, 인간에게 오염된 지구에 대해 깊이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외계인은 지구에 절대 오지 않는다. 너무 오염됐기 때문에……’


호텔캘리포니아를 부른 이글스의 멤버 돈 헨리(Don Henley)가 했다는 말이다. 돈 헨리의 말대로라면 화성이주 보다 시급한 일은 같은 지구인끼리 전쟁과 테러가 일상이 되어버린 ‘이 폭력적인 지구의 오염부터 청소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만일 화성에 화성인이 살고 있다면 친구의 말처럼 ‘폭력으로 오염된 지구인의 이주 계획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하는 생각에 이르렀다. 이리 생각하니 화성에 가지 않기로 한 내 결정이 옳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폭력’의 사전적 의미는 ‘남을 거칠고 사납게 제압할 때에 쓰는, 주먹이나 발 또는 몽둥이 따위의 수단이나 힘’을 의미한다. 인간은 경쟁에서 이기려는 마음이 있고, 이기기 위해서는 종종 자신이 가진 힘을 이용하려는 경향이 있다. 이런 속성 때문에 지키려는 자와 빼앗으려는 자 사이에 갈등이 생기고 그 갈등이 깊어지면 폭력이 발생한다.


흔히 폭력이라 하면 조직폭력, 집단폭력, 학원폭력 등 물리적인 위력을 떠올린다. 하지만 폭력은 꼭 물리적인 위력만을 뜻하지 않는다. 우리 삶 속에는 직접적인 폭력이 아니더라도 수많은 폭력들이 숨어 있다. 갑질, 왕따나 무시 같은 정서적 폭력 그리고 최근 사회문제로 떠오른 가스라이팅 같은 심리적 폭력, 사회 제도나 자본의 힘 또는 국가권력에 의해 자행되는 크고 작은 사회구조적 폭력, 인류 미래를 병들게 하는 환경오염 등 조금만 관심을 갖고 보면 주변에 널려 있음을 알 수 있다. 아런 숨어 있는 폭력은 눈에 보이는 물리적인 폭력보다 문제가 더 심각하다. 숨어 있는 폭력은 광범위하게 퍼져 있어 피하기도 어렵고, 거대한 힘을 가져 쉽게 물리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눈에 보이는 물리적 폭력에만 분노할 게 아니라 세상 곳곳에 숨어 있는 폭력들에 더 분개해야 한다.


평화, 숨어 있는 폭력을 찾아 내는 일다.

사실 숨어 있는 폭력은 알게 모르게 우리 모두와 연결되어 있다. 대부분 사람들은 매일 뉴스에 나오는 이런저런 폭력 소식을 마치 나와 관계없는 남의 일처럼 흘려 보낸다. 하지만 폭력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남의 일 같던 그 일이 언젠가 내게도 일어날 수 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지금 당장 나에게 일어나지 않았으니까, 먹고 살기 바쁘니까’라는 핑계로 근본적인 문제해결에는 소극적이다. 겉으로는 다들 평화주의자를 자처하지만 곳곳에 숨어 있는 폭력을 방치하는 것이다. 폭력을 방치하는 것은 평화를 방치하는 것과 같다. 그렇게 보면 우리는 모두는 폭력의 가해자이자 피해자이다.


‘평화, 다른 생각을 존중해 주는 것이다’ 부산 감천동 문화마을에서 본 가슴에 콕 들어오는 글귀다. 나는 이 멋진 글귀에 ‘평화, 숨어있는 폭력을 찾아내고 의식하지 못했던 작은 폭력을 알아내어 조금씩 고쳐 가는 것’이라는 말을 더해 본다. 그러니 평화를 사랑한다면 나와 다른 생각을 존중하며, 주변에 숨어 있는 폭력을 찾아내고, 의식하지 못했던 작은 폭력을 알아내어, 조금이라도 고쳐가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나는 우주평화주의자다.

나는 우주 평화주의자다. 그렇게 살기로 한 후 내 삶 속에 숨어 있던 크고 작은 폭력들을 알아차리게 되었고, 그제서야 세상 곳곳에 숨어 있는 크고 작은 폭력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숨어 있던 폭력들을 알고 나니 마치 평소 해맑게 웃고 다니던 옆집 아이가 매일 가정폭력에 시달리고 있었다는 충격적 사실을 알게 된 기분이 들었다. 내 삶 속에 숨어 있는 폭력을 알아차리는 일, 주변에 숨어 있는 크고 작은 폭력을 찾아내는 일, 광범위한 사회구조적인 폭력과 맞서 싸우는 일들이 내가 지향하는 ‘우주 평화주의’의 요체다.


나는 지금도 은하계 저편 어느 행성에 외계인이 살고 있다고 믿는다. 언젠가 그 외계인들이 지구를 방문한다면 그들에게 지금과 같은 폭력으로 오염된 지구 모습을 보여 주고 싶지 않다. 지구인들이 먼저 해야 할 일은 바로 전쟁과 테러, 기아와 환경오염 등으로 얼룩진 이 행성을 평화롭던 원래 모습대로 되찾는 일이다. 그것이 외계 손님을 맞는 지구인의 올바른 자세라고 생각한다. 내가 우주 평화주의자를 지향하는 궁극적인 이유다.


“우리가 지구에 계속 머물 경우 불가피하게 멸종될 수 있는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 대안은 우주를 여행하는 문명, 여러 행성에 존재하는 인류가 되는 것이다."


일론 머스크가 화성이주 계획을 발표하며 말한 이주의 필요성이다. 우주 평화주의자 입장에서 뜯어보니 멸종 이유가 인류의 폭력과 갈등, 환경 오염 등의 문제라면 다른 행성으로의 이주는 문명의 발전이라기 보다 오염된 지구 종족의 도피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 생각하니 화성에 가지 않기로 한 내 결정은 다시 생각해봐도 참 잘한 일이다. 다시 한번 못박아 둔다. ‘나는 화성에 가지 않기로 했다.’


지난밤, 밤새 우주괴물들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뒤척이다 깼는데 개꿈 같은 그 꿈에서 평화의 메시지를 받았다. 우주평화를 위해 공유한다.


'평화는 나눔과 섬김의 마음에서 시작되고, 폭력은 소유와 빼앗으려는 마음에서 비롯된다'


p.s.

무엇인가 짓는다는 것은 그 결과물로 인해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일이다. 집을 짓는 일, 밥을 짓는 일, 옷을 짓는 일, 농사를 짓는 일 모두 짓는 이의 정성으로 사람들은 조금 더 행복해진다. 글쟁이의 소임도 이와 같다. 좋은 글을 지어 어떤 이들에게 행복을 전하는 일, 그것이 글 짓는 이가 가져야 할 지극한 마음이다. 평생 목수로 살다 가신 우리 아버지는 많은 이들에게 좋은 집을 지어 주셨고, 어머니는 평생을 8남매와 가족을 위해 음식을 정성스럽게 지어 주셨는데 집도 잘 지을 줄 모르고, 음식도 잘 지을 줄 모르는 나는 글이라도 잘 지어 사람들이 조금 더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지었다. 부족하지만 넓은 아량으로 읽어 주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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