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으면 우주 평화가 온다 3
한바탕 뒤집어지게 웃고 싶다면 제발 이성적으로 따지지 마라. 너무 이성적이면 인생 피곤해진다.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얘기’라고 하니 ‘담배가 전래된 때는 임진왜란 전후 설과 1618년 전후 설이 있는데 그럼 한 5~6백 년 전 얘기라는 건가?’ 이런 식으로 따지지 말라는 얘기다. 안 그래도 퍽퍽한 세상 매사 너무 그러면 친구도 떠나 외로워진다. 충청도 사람들처럼 어디 한 곳 빠진 듯 듣고 받아넘기면 세상이 즐거워지고 지구는 지금보다 더 유쾌해진다. 우주 평화는 먼 곳에서 찾을 일이 아니다. 웃으면 우주 평화가 온다. 참말이다.
#충청도식 호랑이 사냥 법
지금은 호랑이가 국제적 보호동물로 지정되어 동물원 말고는 볼 수 없는 희귀종이 되었지만 일제강점기 전까지만 해도 호랑이는 깊은 산골마을에 종종 나타나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내 자란 충청도 청양은 골은 깊지 않으나 산골이라면 어디 가도 처지지 않는 골짜기 동네다. 동네 아재 중에 가끔 술 한잔 걸치면 동네 꼬맹이들 모아 놓고 자기가 왕년에 맨손으로 호랑이를 때려잡았다는 무용담을 얘기하곤 했는데 그게 사실인지 뻥인지는 지금까지 아무도 모른다.
1) 호기심 자극법
이 사냥 법은 봄철에만 유용하다. 우선 이 사냥의 필수 도구로 스치면 종이도 자를 수 있을 정도의 잘 드는 손 칼이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그러면 준비는 끝이다.
따뜻한 봄이 되면 겨우내 깊은 산골에 숨었던 호랑이는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민가 근처로 내려온다. 이때를 기다려 겨우내 파먹었던 막 쉬기 시작한 김장독 뚜껑을 열어 놓는다. 산을 내려온 호랑이는 김장독에서 나는 시큼한 냄새에 이끌려 온다. 겨우내 육식만 했던 호랑이는 김장독의 시큼한 유혹에 넘어가 머리를 집어넣고 묵은 지를 한입 먹어 본다. 익을 대로 익은 김치를 먹은 호랑이는 너무 시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어 댄다. 이때가 중요하다. 쉰 김치에 정신줄을 놓아버린 호랑이 뒤로 가 준비된 작은 칼을 머리끝에 살짝 대고 있으면 된다. 종이장도 자를 수 있는 잘 드는 칼에 호랑이 머리 가죽은 갈래갈래 상처가 생기게 된다. 이때 꼬리를 밟고 힘껏 호랑이 엉덩이를 발로 차면 사냥 끝이다. 깜짝 놀란 호랑이는 있는 힘을 다해 발돋움을 하고 뛰쳐나간다. 이때 꼬리를 밟고 있기 때문에 난자당한 머리가죽을 뚫고 살덩이만 쑥 빠져나가게 된다. 알맹이는 빼고 가죽만 남는 거다. 아! 그래서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는 거구나.
2)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법
이 사냥 법도 잘 드는 칼 하나와 두둑한 배짱만 있으면 된다. 평소 호랑이가 다니는 길을 알아 두었다가 허리춤에 잘 드는 칼을 차고 길목에 숨어 기다린다. 호랑이가 지나가면 타이밍을 맞춰 호랑이 등에 올라타 바로 두 귀를 잡는다. 이때 두 귀를 잡는 기술이 포인트다. 잘못 잡으면 십중팔구 얼마 안가 호랑이 등에서 떨어진다. 아저씨는 경험담이라면서 이 부분을 강조했다. 깜짝 놀란 호랑이는 냅다 뛰기 시작한다. 대부분 산짐승들은 생명에 위험을 느끼면 본능적으로 자기 굴을 찾아간다고 한다. 호랑이도 마찬가지다. 정신 차리고 앞을 보다 호랑이 굴이 나타나면 두 다리를 쫙 벌리는 것이 두 번째 포인트다. 이때 다리 벌리는 타이밍을 놓쳐 호랑이 굴로 함께 들어가면 호랑이 밥이 되는 수가 있다.
이제 호랑이를 사냥할 시간이다. 한쪽 손으로 허리춤에 찬 칼을 꺼낸다. 다리로 버티면서 한 손으로는 귀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 칼을 잡아 호랑이 얼굴 중앙 가죽에 상처를 낸다. 그다음부터는 버티기다. 굴로 들어가려고 힘쓰는 호랑이와 두 다리로 못 들어가는 하는 힘이 부딪친다. 두려움 속에 달려온 호랑이는 안전한 자기 굴로 빨리 들어가고 싶다. 하지만 등에 사람까지 태우고 달렸기에 기진맥진이다. 버티다 보면 조금씩 상처 난 머리가죽이 벌어진다. 어느 순간 넓어진 가죽 구멍 사이를 뚫고 호랑이 몸뚱이만 쑥 빠져 굴로 들어가게 된다. 이때 남아 있는 호랑이 가죽을 챙겨 내려오면 충청도식 호랑이 사냥 끝.
국내에 호랑이가 별종 된 지 오래니 이 호랑이 잡는 법은 실행해볼 방법이 없음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 얘기는 그냥 옛날이야기라고 쳐 두자. 하튼 호랑이도 벌벌 떨게 하는 충청도 아재들 참 대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