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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년홈즈 Oct 29. 2023

때리면 맞고 피나면 닦는다.

한국인의 존버정신 1-깡다구 정신

‘때리면 맞고 피나면 닦는다’

강원도 예비사단에서 근무했던 동생이 힘든 군생활 동안 가슴에 새기고 버텼다는 좌우명이다. 어떤 힘든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버텨내겠다는 의지, 한마디로 깡다구 정신으로 군생활을 견디겠는 말이다. 깡=깡다구는 악착스럽게 오기로 버티며 밀고 나가는 힘이다. 덩치로나 힘으로나 안 될 것 같은 싸움일지라도 물러서지 않고 악착같이 대드는 정신이 바로 깡다구 정신이다. 


한국인은 깡다구가 있는 사람들이다.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끝까지 악으로 깡으로 버텨내는 존버 정신이 있는 사람들이다. ‘존버’는 생전 이외수 선생이 ‘존나 버티자’며 자주 쓰던 말이었는데, 이 말은 원래 '존나 버티기'의 준말이 아니라 '존나 버로우'의 준말이었다. 여기서 '버로우'는 스타크래프트의 저그 종족이 사용하는 그 버로우다. 즉, 땅 속으로 버로우 해서 나오지 않는다는 뜻으로 ‘존나 버티기’로 바뀌어 ‘존버’라는 은어로 쓰이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한국인의 깡다구는 악으로 깡으로 존나 버티는 힘이라 할 수 있다.


‘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

이 말을 기억하고 있거나 즉시 알아들었다면 당신은 베이비붐 세대 근처 나이가 확실하다. 1977년 홍수환 선수는 파나마에서 열린 WBA 주니어페더급 초대 타이틀 결정전에서 ‘헥토르 카라스키야’에게 4번이나 다운당했지만 다시 일어나 상대를 KO로 이겼다. 승리 후 라디오 중계로 연결된 어머니에게 했던 첫말이 바로 위에 말이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버텨 이긴 홍수환 수의 ‘4전 5기’처럼 일곱 번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 버티며 싸우는 칠전팔기의 정신이 바로 한국인의 깡다구 정신이다.


한국인의 깡다구는 남들이 안된다고 할 때 패기와 배짱으로 나서는 힘이다. 모두 포기할 때 악착같이 밀고 나가는 불굴의 도전정신이다. 다윗이 골리앗에게 대들던 그 패기와 배짱이 한국인의 깡다구다. 깡다구가 있는 사람은 용기 있는 사람이다. 패기와 배짱은 용기에서 나기 때문이다. 선조들 중에는 패기와 배짱 깡다구 정신을 보여준 훌륭한 분들이 부지기수다. 이순신장군 겨우 12척의 배로 300여 척이나 되는 왜군과 대항하여 이기겠다고 큰소리쳤다. 그리고 진짜 이겨버렸다. 정말 대단한 용기의 깡다구다. 정주영 회장은 조선소도 짓지 않고 오백 원 지폐 한 장을 내밀며 차관을 얻어 그 돈으로 조선소를 지으며 배를 만들었다. 이 또한 대단한 패기와 배짱의 깡다구 정신이다.


한국인의 깡다구 정신은 절박한 생존 유전자의 산물이다. 척박한 환경 속에 살아남기 위해서 깡다구는 필요불가결의 정신이었다. 그래서 절실하고 끈질기다. 이러한 한국인의 절박하고 절실한 깡다구는 쥐가 궁지에 몰려 고양이를 무는 깡다구다. 어찌 보면 독하고 무서운 기질이다. 이런 절박하고 절실한 깡다구는 종종 저잣거리 싸움판에서 만날 수 있다. 저잣거리 싸움의 특징 중 하나는 싸움을 시작하면서 웃통을 벗는 일이다. 옷을 입고 있어야 맞아도 덜 아프고, 상처도 덜 날 텐데 왜 웃통부터 벗는지 궁금했었다. 깡다구 정신을 알고 나니 이해가 되었다. 하루 벌어 하루 살아가는 사람들은 하루하루가 절박하고 절실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시비가 붙으면 상대가 누구든 웃통부터 벗고 달려든다. 생존이 걸려있는 절박한 싸움이니 목숨 걸고 대들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웃통 벗고 배를 내밀며 배째라 죽기 살기로 달려드는 것이다.


이와 같이 한국인의 깡다구에는 쓰러져도 다시 일어서는 칠전팔기의 정신, 패기와 배짱으로 밀어붙이는 불굴의 도전정신, 절박하고 절실하게 웃통 벗고 달려드는 배째라 정신이 들어 있다. 한마디로 어떤 상황에서도 존나 버텨내는 존버 정신이 바로 한국인의 깡다구 정신이다.


그러므로 한국인은 누구든 ‘깡다구’를 보여주면 어느 정도 존중해 주는 경향이 있다. 자신이 깡다구가 있다는 것을 자랑으로 삼으며 자기는 깡다구가 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척박한 환경에서 힘없는 약자가 살아가려면 깡다구라도 있어야 버텨냈을 테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런 깡다구 유전자의 힘으로 K는 불과 60~70년 전 아무것도 없었던 전쟁폐허국, 쓰레기 통 같았던 나라에서도 버텨내며 지금의 장미꽃을 피워낼 수 있었다. 지금 세계를 홀리는 K-바람 만들어 낼 수 있었다. 그러므로 한국인 가슴을 펴고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 지금 세계를 홀리고 있는 K-바람을 자랑스러워해도 된다.


“이 놈 깡다구 있네, 어디 가서 굶어 죽진 않겠

20대 시절, 노가다판에서 형님들에게 들었던 말이다. 고학생 처지에 하루를 버텨내지 못하면 내일이 없었던 시절, 60킬로도 안 되는 말라깽이 부실한 몸뚱이로 노가다판에서 버텨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때 내가 버틸 수 있는 힘은 ‘깡다구’ 하나였다. 나도 깡다구는 좀 있는 사람이라는 말이다.


다들 힘들다고 말하는 시대다. 그렇다고 낙담만 하고 살아갈 텐가? 우리는 모두 깡다구 유전자가 내재되어 있는 한국인다. 그러니  쫄지 말고 깡다구로 살아 가자. 뭐가 두렵겠나?

동생 말대로 때리면 맞고 피나면 닦아버리면 그만이지.


그러니 다들 오늘 하루도 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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