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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년홈즈 Dec 29. 2023

교육이란 무엇인가?

2024년 대학입시 정시 시즌을 앞둔 단상

‘못 배운 놈’ ‘못 배운 년’

상대방을 깔아뭉개고 자존심을 짓밟는 데 이만한 욕은 없다. 아마 한국인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욕 중에 하나일 게다. 일단 이 욕을 들으면 자신도 모르게 눈이 돌아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며 전투력이 상승한다. 한국인은 누구나 교육에 진심이다. 

이렇게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교육이지만 이러한 높은 교육열이 그동안의 놀라운 성장을 이루는데 든든한 밑거름이 된 것도 사실이다. 경제는 같은 자본이라도 투입되는 노동력의 질과 양에 따라 그 성과에 큰 차이를 보인다. 유별난 교육열로 길러낸 우수한 노동력이 넘치는 나라에서 고속 성장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물이다. 세계적 석학 피터드러커도 그의 저서 ‘넥스트 소사이어티(Next Society)’에서 한국의 초고속 성장 비결을 높은 교육열로 만들어진 인재풀을 꼽았고, ‘문명의 충돌’의 저자 새뮤얼 헌팅턴도 한국의 성장 비결로 교육을 들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도 한국의 성공 이유를 ‘브레인’과 ‘에너지’로 보았다. 머리 좋고 열정적이라는 말인데 교육열 하면 최고인 것과 근면과 성실함으로 열심히 일하는 한국인의 K-문화 유전자를 들여다본 것이다. 이런 교육열 덕분에 한국인들은 지금도 세계 어디를 가나 똑똑하다는 소리를 듣는다. 실제로 한국인의 평균 IQ는 세계 1,2위에 속한다.


하지만 한국인의 교육열에는 항상 ‘과한’ ‘지나친’이 붙는다는 것이 문제다. 무엇이든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한 것이 세상사다. 지금 한국사회는 헌신적인 교육열의 순기능도 많지만 당장 해결해야 할 시급한 문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당장 청소년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은 어찌할 것인가? 미래세대가 스스로 목숨을 저버리는 사회는 내일이 없는 사회다. 지금 당장 교육의 목적, 목표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혹시 자녀에게 애플이나 마이크로 소프트에 입사원서 낼 기회가 생긴다면 어쩌시겠습니까?”

교육회사 재직시절 학부모 대상 강연에서 종종 했던 질문이다. 대부분의 학부모는 OK에 손을 든다. 세계적인 기업인데 누가 마다하겠는가? 당연히 대기업 입사를 위해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한다. 저런 기업을 만들 사람보다 안정적인 입사자 만들기에 더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미 경제지 포브스가 발표한 세계 100대 자수성가 부자들의 학력 조사결과 25%가 고등학교나 대학 중퇴자들이라고 한다. 영국 버진그룹 회장 리처드 브랜슨도 고등학교 중퇴자이며, 애플의 창립자 스티브 잡스,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 게이츠,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이들 모두 중퇴자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이것이 현실임에도 한국인의 교육열 방향은 오로지 학력 늘리기에만 향해 있다. 자신보다 학력이 적은 중퇴자들이 세운 기업에 입사하기 위해 학력을 늘리고 있는 아이러니에 빠져 있는 것이다. 교육을 하지 말자는 말이 아니라 왜 해야 하는지에 더 집중하자는 말이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 하는 교육 때문에 지금이 행복하지 않다면 교육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다시 돌려 뽑아 쓸 수 없는 것이 시간이고 인생이기 때문이다. 오로지 좋은 직장을 위해 명문대 합격에만 올인해 수험생들을 옥죄는 교육풍토는 빨리 바뀌었으면 좋겠다. 수험생들도 입시 결과에 대해서는 담담히 받아들이고 명문대학이 아니어도 인생은 충분히 행복할 수 있음도 알았으면 좋겠다. 물론 쉬운 일이 아님을 알고 있다. 근 20여 년 동안, 사교육 현장에서 충분히 경험했고 피부로 느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는 부모대로, 수험생은 수험생대로 또 사회는 사회대로 인식 전환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어제보다 내일은 조금이라도 나아진 세상이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제 2023년을 끝으로 2024년 대학입시 시즌1인 수시모집이 끝난다. 수시를 통해 대학을 확정한 수험생과 가족들은 이제 한시름 놓고 새해를 맞을 수 있겠지만 아직 대학을 정하지 못한 수험생과 가족들은 여전히 잠 못 드는 시기다. 2024년 새해부터는 시즌2 정시가 시작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준비했으니 정시를 준비하는 수험생과 그 가족들에게 응원과 격려를 보낸다.


☞참고:2024년 대학입시 대략 일정

  1.2023년 12월 29일까지 수시일정 마감(미등록 충원 등록 마감)

  2.2024년 정시 일정 시작

    1) 1월 3일~6일 대학별 3일 이상 진행:가군-1월 9일~16일/나군-17일~24일/다군-25일~2월 1일

    2) 2월 6일 합격자 발표- 2월 7일~13일 등록 마감

    3) 2월 20-정시 미등록 충원 합격 통보

    4) 2월 21일-정시 미등록 충원 등록 마감

    5) 2월 29일까지 최종 추가모집 예정

※주의: 대략 일정이니 수험생들은 다시 확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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