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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년홈즈 Jan 11. 2024

한국인은 멸종하는가?

정책, 제도 보완도 중요하지만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0.78명(2022년 결과), 0.72명(2023년 추정), 0.68명(2024년 예측)

결국 한국인은 지구상에서 멸종하는가?


오늘 아침 신문마다 실린 출산율 소식이 우울하게 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출산율은 0.78명이라고 한다. 보도에 의하면 2023년 출산율은 0.72명으로 추정하고 2024년에는 0.68명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주요 선진국들이 모여 있는 OECD가입국 중에서도 독보적으로 낮은 꼴찌다. 한 세대 100만 명 낳던 나라가 이제 4분의 1 수준인 25만 명도 안 낳는 나라가 되었다. 우리나라 대학입학 정원이 26만 명이 넘는다고 하는데 당장 대학 수부터 줄여야 할 판이다. 사실 이 문제는 부차적인 것이고 출산율 저하는 국방, 경제 등등 국가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엄청난 위협이다.

▲ 통계청 자료 출산율 추이 통계청 자료 출산율 추이 ⓒ 통계청

정말 한국은 망하는 걸까?

원인과 해결책은 한국사회 여러 시스템 문제 등 깊이 분석하는 전문가들에게 맡겨 두고, 이 글에서는 내 개인적인 생각을 말해보겠다. 한마디로 청년세대에게 긍정성을 빼앗았기 때문이다. 어려움 속에서도 수많은 성공신화를 이루었던 기성세대는 자녀세대에게 긍정적인 미래를 그릴 수 있는 태도, 인식 등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했다. 그저 '나 때는~'이나 외쳐대는 꼰대로 굴림만 했지 진짜 어떤 힘으로 성공을 이뤘는지 앞으로 살아갈 힘으로 무엇을 더 길러야 하는지 제대로 교육하지 못했다. 좋은 학교 가서 출세해야 된다는 것만 강조했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간과했다. 이는 꼭 법이나 교육제도 문제만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사회를 바라보는 인식의 문제를 말하는 것이다. 청년들에게 한국사회가 가지고 있는 긍정성을 잘 설명하지 못했으니 부정적인 문제인식으로만 꽉 차 있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통계청 2023년 사회조사 자료에 의하면 20~30대 절반가량이 한국 사회를 불신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20대의 한국 사회 불신 지수는 무려 46.8%로 전 연령대 최고치였다. 이런 부정적인 인식으로 청년들은 이 나라를 각자도생, 희망 없는 지옥불반도, 헬조선이라는 참혹한 나라로 평가한다. 그러니 아이를 낳겠는가? 


청년정책이 미흡한 것도 사실이고, 청년들이 살아가기 힘든 시대인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청년세대의 부정적 인식은 과하다는 생각이다. 사실 어느 국가든 비약적 발전 뒤에는 여러 폐해가 나타나기 마련이다. 비약적 발전을 이룬 한국 사회에도 분명 수많은 폐해가 들어 있다. 문제는 그 폐해들을 대처하는 방식이다.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고 그것을 해결하려는 긍정적인 태도여야 하는데 한국사회에는 부정적인 인식이 너무 팽배해 절망의 악순환 고리에 빠져 있다. 1차적으로 해결책을 보여주지 못한 기성세대의 잘못이 크고, 문제가 있지만 긍정적인 태도로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지 못한 것도 큰 문제다. 그러니 청년들은 잘못한 것, 부정적인 것에 크게 호응하며 진짜 우리가 잘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는 국뽕이라 치부하며 폄하한다. 


많은 학자는 말한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단점보완에 집중하기보다 장점 진전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장점을 잘 활용하면 자기 일에 만족할 가능성이 6배나 높고 스트레스와 불안은 줄어든다. 또한 장점 진전에 초점을 맞추면 성취 효율은 36% 증가하는 반면 단점 보완에 초점을 맞추면 성취 효율이 27% 감소하기 때문이다. 효율성만 따져 사는 것이 옳은가에 대해 또 반문할지 모르겠지만 불완전한 세상에 살아가는 방법의 하나라 생각하자. 


진짜 한국 사회는 정말 문제들만 존재하는 희망 없는 루저 나라인가? 

나는 지나친 자기 비하와 과한 평가절하라고 생각한다. 국뽕보다 더 나쁜 것이 지나친 자기 비하와 남의 것만 좋게 보는 사대주의다. 우리 것은 모두 후지다는 그 시각이야말로 진짜 후지다. 이 나라에 존재하는 병폐를 부정하자는 것이 아니다. 문제도 있지만 성과도 있으니 함께 봐야 한다는 말이다.


충청도 우스갯소리 중 '당찬 새 며느리' 얘기가 있다. 갓 시집온 새 며느리가 쌀밥을 지어 시아버지에게 첫 밥상을 올렸다. 그런데 하필 시아버지는 첫술을 뜨자마자 돌을 씹고 말았다. 시아버지는 새 며느리가 무안할까 봐 아무 말없이 다시 한술을 떴는데 역시 돌이 씹혔다. 이번에도 꾹 참고 세 번째 밥술을 떴는데 또다시 돌이 씹혔다. 참다못한 시아버지는 숟가락을 탁 놓으며 한마디 했다.

'이 게 쌀밥여? 돌밥이지?'

이때 새 며느리 대답이 걸작이다.

'아버님 그려도 돌보다 쌀이 많잖유~'


한국은 고쳐야 할 돌들도 많지만, 새 며느리 말대로 쌀이 훨씬 더 많은 나라다. 사회 곳곳이 지옥불, 헬조선인 문제점투성이로만 보이지만 들여다보면 분명 잘하고 있는 것이 더 많은 돌보다 쌀이 많은 나라다. 80여 년 전까지 한반도는 식민지였고, 곧바로 터진 전쟁으로 모든 것이 파괴된 아무것도 없는 가난한 나라였다. 하지만 피나는 노력으로 가난을 극복하고 이제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으로 올라섰다. 또한 문화강국이 되어 K 콘텐츠로 전 세계인들을 열광시키고 있으며 이제는 다양한 분야까지 K-바람이 번지고 있다. 지금 이룬 성과를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한다. 한국 사회가 가진 잠재력을 바로 보아야 한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안에서 잘못한 것만 골라보며 전체를 평가절하하지 말고 보다 넓고 깊은 눈으로 우리가 보지 못한 잘하고 있는 긍정적인 면에 더 집중해야 할 때이다. 그리고 그것을 왜 잘하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알아내야 한다. 그것이 미래를 맞이하는 현명한 자세다. 한국인의 근원인 K-문화 유전자에 대해 알아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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