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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년홈즈 Jan 25. 2024

시간 부자

93세 초등학교 졸업생 이근순 할머니가 준 성찰

"못 배운 한을 이제야 풉니다."

‘평생 무학(無學)으로 살아온 이근순(93·경남 거창군) 할머니는 최근 초등학교 졸업 학력을 인정받아 평생소원을 이뤘다.’

(출처:연합뉴스, 2024년 1월 24일 자)


오늘 아침 신문에 실린 이근순 할머니의 사연이 뭉클하다. 93세 할머니의 인생 시간을 대하는 자세가 깊은 울림을 주었다. ‘시간 부자’라는 말이 떠올랐다. 할머니는 나이를 떠나 이 시대 최고의 시간 부자라는 생각이 스쳤다.


‘시간이 없어서’ 자주 듣는 말이다. 직장인은 직장생활 때문에 시간 없이 바쁘고, 식당 사장님은 가게 운영 때문에 시간이 없고, 학생은 학생대로 주부는 주부대로 다들 너무 바빠 시간이 없어서 뭘 못했다는 말을 달고 산다. 똑같이 주어지는 하루 24시간은 누가 빼앗아 가지도 않는 시간인데 우리는 늘 누가 빼앗아간 것처럼 ‘시간이 없다’고 한다. 과연 그런 것인가? 시간이 없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있는 데도 모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시간이 없어서 못한다는 말과 돈이 없어서 못한다는 말은 쌍둥이다. 둘 다 뭔가를 행하거나 얻으려 할 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돈은 숫자의 크기로 존재하며 커지기도 하고 작아지기도 하기 때문에 그 존재감이 커 보이고 시간은 형체도 없는 것을 이미 태어날 때부터 각자 길이를(수명) 가지고 태어나 죽음을 향해 흘러가고 있기 때문에 그 존재감을 크게 느끼지 못할 뿐이다.


이 쌍둥이 시간과 돈은 닮은 구석이 무척 많다. 현자들은 돈은 많고 적음을 떠나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시간도 마찬가지다. 같은 시간이라도 어떻게 쓰느냐가 더 중요하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한 시간을 빈둥거리며 보낸다면 그 시간의 가치는 제로에 가깝다. 반대로 그 시간을 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소중한 사람과 함께 한다면 그 한 시간은 측정할 수 없는 가치를 가진다. 같은 한 시간이지만 그 가치가 수십, 수백 배 차이가 날 수 있는 것이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 자유를 외치며 부자 되기를 선망한다. 그러면서 부자가 되기 위해 쌍둥이인 시간의 전부를 돈 벌기에 받친다. 하지만 모두 부자가 되지는 않았다. 사실 모두가 부자라는 말은 가짜다. 부자의 절대적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나보다 많이 가진 부자들과 비교하며 더 부자가 되기 위해(그들보다 더 돈을 많이 벌기 위해) 계속 달릴 뿐이다. 그렇게 달리다가 늙어 신세 한탄으로 인생을 끝낸다. 현실은 누구나 노력한다고 부자가 될 수 없고, 열심히 일한다고 모두 부자가 되지 않는다. 그러니 소중한 인생 전부를 부자 되기에 쏟아부을 이유는 없다. 유한한 인생을 어떻게 자기 삶을 위해 써야 하는지 아는 사람이 바로 시간 부자다. 93세 이근순 할머니가 바로 그런 시간 부자다.


시간 부자는 모두가 될 수 있다. 돈 벌어 이루는 부자는 노력한다고 다 될 수 없지만 시간 부자는 자기 마음으로 결정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마음 결정권을 잘 사용하려면 우선 마음이 부자여야 한다. 로또 당첨자의 90% 이상이 당첨 전보다 더 불행해졌다고 한다. 마음이 가난하여 부자를 못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마음이 가난하니 그 많은 돈을 금세 탕진해 버린 것이다. 시간도 마찬가지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은 같은 시간이라도 쉽게 탕진해 버리지만 마음이 부자인 사람들은 몇 배의 가치를 부여하여 시간 부자로 살 수가 있다. 자기 결정권이 중요한 이유다. 마음은 밭이다. 그 밭의 주인은 당신이 그 밭에 어떤 씨앗을 심을 것인가를 결정하면 된다. 시간 부자가 되는 것도 다 내 결정에 달려 있는 것이다.


오늘은 내 인생 최고의 젊은 날이다. 죽음을 앞둔 노인들은 말한다.

“그때 해볼 걸 그랬어”

지나고 나면 보인다. 그때 내가 시간 부자였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현재 기준으로 나이와 관계없이 시간 부자다.


돈 많은 부자들이 돈을 신중하고 조금이라도 더 쓸모 있게 쓰려고 노력한다. 시간 부자도 마찬가지다. 모든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쓸모 있게 쓰려고 노력해야 한다. 지나가 버려 없어진 과거를 붙잡고 신세 한탄이나 하며 징징대지 말아야 하고 또 오지 않은 미래의 불안감에 쌓여 낙담으로 시간을 허비하지 말아야 한다. 현재 내가 어떤 상황에 처해있건 그저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돈이 되든 안되든 그저 묵묵히 밀어붙여 봐야겠다.


 ‘오늘이라는 날은 단 한번뿐이고 두 번 다시는 찾아오지 않는 것임을 항시 명심하는 게 좋을 것이다’

쇼펜하우어 선생도 말했다.

그러니 우리 모두 카르페디엠(Carpe di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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