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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년홈즈 Jan 30. 2024

최재천의 공부

어떻게 배우며 살 것인가?

1. 간단 소감:

이 책은 최재천 교수와 안희경 저널리스트가 2021년 4월~2022년 1월 사이에 나눈 대담을 엮은 책이다. 대담집은 별로 선호하지 않는 책이라서 눈여겨보지 않았는데 직전 읽었던 유시민 작가의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를 읽던 중에도 최재천 교수 이름이 오르내리기도 했고, 평소에도 최재천 교수의 팬이었기에 집어 들었다.

어떻게 하다 보니 연달아 읽게 된 책이 공부책이다. 이 책을 집어 들게 된 것이 우연일까? 아니면 아직도 내가 공부에 미련이 있는 걸까? 


최재천 교수를 알게 된 계기는 그가 쓴 ‘개미제국의 발견’이라는 책을 통해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개미를 읽고 그 재미에 빠져 있던 시절이었는데 우연히 서점에서 개미제국의 발견이라는 책을 찾아냈었다. 한동안 개미를 연구하는 생물학자쯤으로 알았는 데 알고 보니 다양한 분야에 탁월한 지식을 가진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글도 잘 쓰셔서 그 뒤로 읽었던 책 대두분을 재미있게 읽었다. 요즘은 종종 유튜브에서도 등장하는데 가끔 영상을 찾아보곤 한다. 나는 최재천 교수의 세상을 보는 통찰력이 부럽고 많이 배운다. 

2. 인상 깊은 문장들

 -우리는 오랜 세월 일종의 공동체 생활을 해왔죠. 나 때문에 가족과 주변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일을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우리 문화 속에 이미 상당히 잠재해 있을 겁니다.

 ←이미 우리라는 말속에도 공동체(한 덩어리) 의식이 들어있지 않은가?


-4만 년~3만 5천 년 전, 지구전체 포유류와 조류 무게에서 인간이 차지하는 비율은 1 퍼세트 미만이었습니다. 그런데 농경을 시작하고 1만 2,000년이 지난 지금, 인간과 인간이 기르는 가축의 무게는 전체 포유류와 조류의 무게에서 96~99퍼센트를 차지해요.


-고전이 무엇인가에 대해 종교학자인 정진홍 선생님은 ‘모두가 읽어야 하는데 아무도 읽지 않는 책’이라고 표현하셨는데요.


-행복하기 위해 게으름을 피워야 하는 게 아니라 게으름을 피우기 위해 행복해야 한다.

 뇌 과학자들은 마감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세로토닌이 나와 일의 효율을 확 끌어올린다고 합니다. 글 쓰는 사람들은 마침내 그분이 오셨다고 영감에 들뜨기도 하고요.

 

-읽은 내용을 기억해서 베끼는 게 아니라, 읽으면서 생각하는 과정에서 자기만의 문장이 탄생합니다. →공감 100퍼센트, 그러면서 이렇게 베끼고 있는 너는?

 

-글을 잘 쓰는 두 가지 방법은 ‘일단 미리 쓴다. 계속 검토하면서 물 흐르듯이 넘어갈 때까지 손본다’


-책 읽기에 대해 강연을 할 때 저는 코끼리 똥 누는 사진을 화면에 띄웁니다. 코끼리 똥 실제로 보신 적 있으세요? 어머어마합니다. 들어간 게 있어야 나오지 않겠습니까?


-독서는 일이어야만 합니다. 독서는 빡세게 하는 겁니다. 독서를 취미로 하면 눈만 나빠집니다. 한동안 마음을 비우기 위해서 독서를 하자는 말까지 버젓이 권해졌어요. 그러다 보니 아주 말랑말랑한 책만 팔렸죠.

 

-우리나라 도서시장에서 가장 잘 팔리는 책은 마음을 살살 건드리는 책 혹은 자기계발서입니다. 그런데 자기계발서를 읽고 성공했다는 사람을 저는 본 적이 없습니다. 성공한 사람이 자신이 어떻게 성공했는가에 대한 책을 써서 돈을 더 번 사례는 아는데, 그 책을 읽고 성공한 사람은 본 적이 없거든요. 책은 인간이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서 만들어 낸 발명품인데, 그 책을 취미로 읽는다? 이건 나니죠.

← 나도 한 때 그랬는데.,.. 가만 생각해 보니 자기계발서로 성공한 사람이 있긴 한가? 그러거나 말거나 오늘도 자기 위안으로 읽는 자기계발서는 잘 팔리고 있다는…


-‘다른 사람들은 나에게 관심이 없더라’가 제 결론이고요. ‘너무 겁먹지 말고 들이대라’가 제 조언입니다.

 

-지금 주류를 보고 있으면 얼마 후에 주류에서 밀려날 것을 보는 것이고, 자꾸 비주류를 뒤지다 보면 거기서 주류로 진입하는 경향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미네르바 스쿨(Minerva School)이 리버랄 아트 컬리지죠? 인문학이나 순수 과학 분야의 학부 과정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대학이요. 미네르바 스쿨은 정해진 캠퍼스에서 배우지 않고 세상을 돌아다니면서 배웁니다.

←혹시 자녀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미네르바 스쿨에 관심 가져 보시라. 우리나라에도 캠퍼스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유동적이라 변화가 있ㅇ으니 잘 조사해 보시라.


-저는 대학을 일곱 번, 여덟 번 다녀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피터 드러커 선생님이 배워서 써먹고 또 배워서 써먹는 시대가 온다고 하신 말씀과 맞물립니다.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도 우리는 배우는 데 있어 탁월합니다. 또 공부는 엉덩이로 뚝심 있게 앉아서 밀어붙여야 하는데, 우리 국민이 그런 자질을 잘 갖추었어요. 그러니 우리가 잘하는 공부로 승부를 봐야죠.

3. 추천 혹은 권유는?

처음부터 끝까지 최재천 교수와 안희경 씨의 대담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대담집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지루할 수 있고 계속 대화를 따라가야 하니 집중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두 사람의 대화를 엮은 책이다 보니 내용은 어렵지 않다. 단지 생태학이나 동물에 국한된 얘기는 아니다. 최재천 교수가 세상을 보는 통찰의 이야기다. 대화를 잘 따라가다 보면 어떤 얘기를 하고 있는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평소 최재천 교수의 책이나 영상을 통해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해도가 더 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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