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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년홈즈 Feb 04. 2024

남자들의 착각

수컷들이여 이제 착각에서 벗어나자!

남성들은 인류가 수컷들의 힘으로만 지탱해 왔다고 착각하며 살아왔다. 그나마 그 착각이 먹힐 수 있었던 것은 시대적 환경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전쟁과 노동이 생존의 기본 요소였던 시절 수컷들의 근육은 쓸 데가 많았다. 종종 공동체의 든든한 방패막이가 되어 주기도 했다. 산업혁명 이후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종족 유지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던 수컷 인류의 쓸모는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수컷들은 자신들의 우월성, 지배력, 힘을 계속 끌고 가기를 원했다. 이에 수컷중심의 사회체제 유지를 위해 법이나 관례 같은 것에 그들이 유리하도록 여러 장치를 교묘하게 숨겨 놓았다. 이런 수컷들의 바람대로 산업혁명 이후에도 지금까지 수컷중심체제를 유지해 올 수 있었다. 


호모사피엔스 현생 인류는 생각하는 종족답게 근육 힘이 아니라 머릿속에 들어 있는 생각의 크기로 능력을 가늠하는 잣대로 삼기 시작하였다. 생각하는 동물 인류는 그 생각을 통해 문명을 발전시켰으며 이러한 문명의 발전은 수컷들의 바랐던 수컷중심 사회체제를 더 이상 지속시킬 수 없게 만들었다. 그 배경에는 인류의 끝없는 지적 호기심과 이에 따른 과학문명의 발달이 있었다.  근현대만 살펴보더라도 최초로 컴퓨터 구조를 생각했던 앨런 튜링, 퍼스널 컴퓨터를 일반화시킨 빌게이츠나 인터넷 세상을 손 안으로 옮긴 스티브 잡스 같은 혁명가들이 있었다. 

앨런 튜링(영국 1912~1954):컴퓨터의 아버지라 부른다.

인류는 이제 근력 힘만으로 사회체제를 유지하지 않는다. 그러니 현시대는 더 이상 수컷들의 힘만으로 지배하는 시대가 아니다. 여성도 더 이상 아이를 낳아 기르는 역할에 머무르는 존재가 아니다. 물론 아이 낳는 성역할까지 바뀌지는 않았다. 성역할과 인간의 역량(실력, 능력)은 다른 것이다. 꼴페미니, 한남이니 하는 쓸데없는 성별 갈등은 다 이런 성역할과 인간의 사회적 역할을 혼동해서 일어나는 일이다. 

분명 생물학적으로 성별에 따라 성역할은 존재한다. 하지만 인간의 사회적 능력(실력)은 성별 차이가 있지 않고, 성에 따라 사회적 역할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사회적 능력은 순전히 분야마다 각자가 가진 역량에 따른다. 그러니 더 이상 남성들은 근육의 힘으로 살던 원시적 기준으로 여성을 평가하거나 우월성을 내세우는 동물적 근성은 버려야 한다. 근력의 힘을 성능력으로 착각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인류는 여전히 여성과 남성이 동등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완성하지 못했다.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한국을 포함해 대부분 국가는 여전히 여성에 대한 차별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남, 여 구분 없이 동등한 기회를 주고, 각자 타고난 재능(실력, 능력)에 따라 자기의 역량에 맞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은 이상사회 구현이 아니다. 인류라면 당연히 만들어야 하는 세상이다. 이는 남성의 일만은 아니며 여성의 일만도 아니다.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야 할 세상이다.


진화를 이루며 문명을 발전시켜 온 인류는 성역할에 대한 원시적인 인식을 버려야 한다. 우리가 구석기, 신석기인의 후예인 건 맞지만 그들과 같은 종족은 아니다. 현생 인류 호모 사피엔스 유전자는 동일할 수 있으나, 지적영역이나 문명의 진화에 따라 문화 유전자는 엄청난 변화를 이루었다. 그러므로 문화인류학적으로 비교해 보자면 우리는 구석기, 신석기인인과는 다르다. 그러니 이제 구석기, 신석기인들이 가졌던 동물 중심의 성인식은 이제 버리자. 일반 동물들처럼 성능력을 과시하지 말라는 말이다. 지구상 유일하게 성능력, 성역할로만 사회집단을 유지하지 않은 종족은 인류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특히 아직도 어깨 힘주며 동물적 성능력을 과시하는 남성이 있다면 스스로 여전히 구석기, 신석기인이라고 광고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니 창피한 줄 알아야 한다.

구애하는 수컷 바우어 새: 집을 짓고 갖가지 물건으로 암컷에게 구애한다.

일부 남성들은 아직도 수컷의 힘으로 인류를 끌고 가겠다는 착각 속에 살고 있다. 정작 동물로서 인정해야 하는 성역할 중 여전히 변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바로 자기가 여성을 선택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착각이다. 대부분 동물들은 암컷이 수컷을 선택한다. 생물학적으로 동물인 인간도 마찬가지다. 그러니까 남자가 여성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여성의 선택을 받는 것이다. 하지만 세상의 대부분 남자들은 지가 선택한 것으로 착각하며 살아간다. 자신이 적극적으로 대시해 그녀를 쟁취했다고 생각한다. 대시를 먼저 한 것은 맞을지 몰라도 최종 선택은 분명히 여성이 한 것임을 많은 남자들은 모른다. 지가 선택했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대부분 동물들은 수없이 수컷들이 구애하고 암컷이 그중 한 놈을 선택한다. 이런 행위는 유전자를 자손에게 물려주려는 유전자의 본능이고, 그런 본능으로 암컷은 우수 유전자를 받아들이려 더 좋은 유전자를 가졌을 것으로 생각되는 수컷을 선택한다. 생물학적으로 동물인 인간도 다른 동물들과 같다. 인간의 구애활동도 아이를 낳는 성역할 같이 여성이 가진 하나의 성역할로 보면 된다. 하나의 난자를 가진 여성이 더 좋은 유전자를 받아들이기 위해 남성을 선택하는 성역할은 당연하다. 그러니 남성들이여 자기가 여성을 선택했다고 착각하지 말아라. 인류가 아무리 진화했어도 아이 낳는 성역할까지 바뀌지 않았듯이 구애활동에 대한 성역할도 바뀌지 않았다. 근육힘과 지적진보를 등에 업고 남성들이 교묘하게 구축해 놓은 그들 중심 사회에서 착각하고 사는 것이다. 그러니 이런 착각에서 벗어나지 못해 수많은 지구촌 남성인류들이 갱년기를 넘기면서 구박댕이를 면치 못하는 거다. 


세상에 수컷들이여 이제 착각에서 벗어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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