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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년홈즈 Feb 16. 2024

이런 것도 K-매력, 높은 K-사회적 신뢰 지수

이렇게 놔두고 간다고?


국뽕이 아니다. 이것이 K-매력이다.


 “그걸 놔두고 간다고? 누가 가져가면 어쩌려고”

“음... 저거는 말이야…”

당연한 것을 설명하기가 더 어려울 때가 있다. 몇 년 전 있었던 일인데, 평상시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당연한 것에 관한 질문이 훅 들어오니 무척 당황스러웠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외국인들이 놀라는 것 중의 하나가 카페에서 노트북, 핸드폰 심지어 지갑까지 그대로 놓고 자리를 비우는 모습이라고 한다. 여기에 더해 현관 앞에 덜렁 놓여 있는 택배 상자를 보면 ‘저게 가능해?’라는 듯 눈만 커진다고 하니, 우리는 당연한 일상인데 그런 것들을 신기하게 보는 그들이 더 신기해 보인다. 


‘눈 떠보니 선진국’의 저자 박태웅 한빛미디어 의장은 한국인의 이런 행동 이유를 사회적 신뢰 지수가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박태웅 의장은 한 시사프로에 나와 설명하길 일부에서 CCTV 때문 아니냐는 의견에 CCTV로 따지자면 북경이나 다른 나라 대도시보다 서울의 설치된 수가 훨씬 적다며 그 때문이 아니라 사회적 신뢰 지수가 높기 때문이라며 재차 강조한다. 찾아보니 꼭 CCTV 때문만은 아니라는 통계자료가 있었다. 영국의 보안업체 컴페리테크(Comparitech)가 2020년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인구 1,000명당 CCTV 설치가 가장 많은 나라는 중국으로 전 세계 도시 상위 20 도시 중 중국의 도시들이 18개가 차지하고 있으며, 북경은 인구 1,000명 56.2대, 상하이는 39.9대라고 하며 영국 런던은 52.5대였고 서울은 4.1대로 53위였다. 부산은 더 낮아 0.23대로 105위였다. 그러니까 자료대로라면 한국인들이 카페에서 노트북이나 핸드폰 지갑 등을 자리에 놓고 다닐 수 있는 것은 꼭 CCTV 때문이 아니라 한국인들이 사회적 신뢰 지수가 높기 때문이라는 말에 타당성이 있다.


유튜브 콘텐츠 중에 사회적 실험이라는 장르가 있는데 길거리의 돈이나 지갑을 떨어트리고 나라별로 반응을 보는 실험 카메라 동영상이다. 이런 실험에서 대부분 한국인은 지갑이나 돈을 주워 곧바로 주인에게 찾아주는 모습을 보인다. 물론 해당 동영상이 설정일 수도 있겠지만 현실에서도 대부분 한국인은 돈을 찾아주리라 생각한다. 오히려 가끔 돈을 갖고 튀는 자를 찾는 것이 더 흥미진진한 일일 수도 있다. 이런 실험이 아니더라도 실제로 한국인들은 지하철에 놓인 주인 잃은 가방이나, 길거리에 놓인 가방 같은 남의 물건에 잘 손을 대지 않는다. 박태웅 의장이 설명한 사회적 신뢰 지수가 높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한국인이 다 그런 건 아니다. 여전히 남의 물건을 탐하고 길거리 떨어진 지갑을 탐하는 자들은 있다. 다만, 과거에 비해 많지 않고 또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빈도가 낮다는 것이다.


한국인들이 이렇게 사회적 신뢰 지수가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한국인 특유 정문화의 영향이 크다는 생각이다. 정에 대해서는 별도의 꼭지에서 다룰 예정이지만 한국인의 정은 상대방을 배려하는 역지사지, 측은지심, 애틋함 등을 포함하는 한국인 고유의 정서다. 이를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멕시코의 한 방송사가 취재하러 왔다가 겪었던 일이다. 한국에 살고 있는 외국인 대상으로 ‘한국이 어떤 나라인지’ 인터뷰하는 내용이었는데 정작 화제가 된 것은 그 내용이 아니었다. 촬영 중 우연히 포착된 장면이었는데 진행자가 자신도 모르게 떨어트린 5만 원권 지폐를 지나가던 젊은 한국인 여성이 찾아주는 장면이었다. 여성이 돈을 돌려주려 하자 진행자는 자기 돈인 줄도 모르고 받지 않으려 했는데, 여성은 그의 돈이라며 계속 그에게 돈을 돌려주려 했다. 결국 이 상황을 보고 있던 촬영팀이 알려주어 여성은 무사히? 주인에게 돈을 돌려줄 수 있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멕시코 진행자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 돈을 왜 찾아 주었나요?”

한국인의 대답이 걸작이었다.

“큰돈이잖아요. 큰돈을 잃어버리면 마음이 아플 것 같아서요”


젊은 여성의 답에 소름이 돋았다. 나도 한국인이지만 참 멋진 사람이다. 그러니까 한국인의 사회적 신뢰 지수의 힘은 바로 역지사지, 배려의 마음인 정문화도 든든한 배경이었던 셈이다. 종종 뉴스에 나오는 몇백만 원이 든 지갑을 찾아주었다는 기사가 다 저런 이유 때문이었을 것으로 이해가 되었다. 

해외여행을 다니다 보면 거리에서는 되도록 멍때리며 핸드폰을 보는 행위를 자제하라고 알려 준다. 그런 행위는 핸드폰을 가져가라는 것이나 마찬가지 행동이라는 것이다. 또한 뒷주머니에 지갑을 넣고 다니지 말아야 하며, 가방을 메고 다닐 때도 항상 뒤를 조심하라는 말도 잊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거의 해당하지 않는 말들이다. 과거에는 한국에도 길거리 소매치기들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 치안 체계가 잘 갖춰지면서 좋아진 것도 있겠지만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면서 내재된 한국인 특유의 신뢰 문화 유전자가 발현된 것이 더 큰 이유라는 생각이다. 이러한 한국인의 높은 사회적 신뢰 지수가 긍정적인 이유는 이런 문화가 외국인들에게는 한국을 찾게 하는 K-매력이 될 수 있으며 이는 곧 한국의 미래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문화가 곧 미래 먹거리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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