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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년홈즈 Feb 17. 2024

이런 것도 K 매력, 반찬은 공짜, 처리도 짱!

이런 것까지 다     K 매력?

“이 많은 음식이 공짜라고?”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 여행자에게 첫 식사로 전라도 음식점은 비추다. 차려진 반찬을 보고 너무 놀라 사레에 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그 많은 반찬들이 모두 공짜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놀라 자빠질지도 모른다.  

전라도 밥상

우리나라처럼 이렇게 푸짐하게 반찬을 주는 식문화는 드물다. 거기에 추가 반찬이 모두 공짜인 나라는 세계 어디를 가도 거의 없다. 외국에 나가 본 사람은 알겠지만 많은 나라에서는 기본 반찬 몇 가지를 주기도 하지만 대부분 주문을 따로 해야 하며 심지어 식당에 앉자마자 주는 물조차도 판매 품목인 나라가 많다. 이러한 우리의 푸짐한 반찬 문화는 한국을 찾는 많은 외국인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며 그들을 더욱 한국에 빠져들게 한다. 거기에 공짜로 리필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이방인의 눈은 더욱 커져 버린다.


처음 일본 여행을 갔을 때의 일이다. 첫날 저녁 현지 식당에서 받은 문화적 이질감이랄까 뭔가 짜증 비스름한 감정이 올랐던 기억이 생생하다. 반찬 때문이었다. 작은 접시에 달랑 3가지 반찬이 나왔는데 한국인이라 그랬는지 한 가지는 김치였다. 그런데 4인 식탁에 올라온 김치 반찬은 작은 접시에 담긴 딱 세 조각 김치였다. 밥 한술에 접시 속 김치는 모두 없어졌다. 직원을 불러 더 달라고 했더니 친절하게 웃으며 또 김치 세 조각을 내왔다. 식사가 끝날 때까지 김치만 4~5 접시 더 먹었던 것 같다. 세 조각 김치로 놀라게 하더니 이 김치는 계산하며 한 번 더 일행을 놀래 켰다. 추가로 나온 반찬은 모두 계산에 포함되어 있었다. 식당에 가도 김치는 손도 잘 안 댔었는데, 김치 몇 조각 더 달랬다고 그걸 계산에 포함시키다니 한 대 맞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때 이후 외국에 나가 식당에 갈 때마다 공짜로 반찬 주는 우리나라는 참 좋은 나라라는 것을 작은 국뽕으로 품고 산다.  

우리나라처럼 반찬을 공짜로 주는 식문화는 드물다.

‘어서 와 한국은 처음이지?’라는 리얼 예능 프로그램이 있다. 한국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이 자신의 친구들을 한국으로 초대해 처음 겪는 한국에서의 여행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각 에피소드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장면이 바로 한국에서 첫 번째 식사 장면이다. 장시간 이동으로 지친 여행자들이 도착하자마자 먼저 음식을 찾게 되는 것은 모든 여행자들의 불문율이다. 이들이 식사하는 장면을 보면 우리 식문화가 다른 나라와 많이 다르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외국인 친구들이 음식을 시킨다. 잠시 후 물과 기본 반찬이 세팅된다. 대부분 외국인들은 메인 음식이 나오기도 전에 반찬으로 나 온 한국 음식에 감탄하며 금세 그릇을 비워버린다. 한국인들도 배가 고플 때는 미리 반찬을 비우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메인 음식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과 비교되는 장면이다.  

한상 차림 밥상: 메인 요리와 반찬이 함께 차려진다.

바로 우리의 한상차림 식사문화와 서양의 코스 식사문화 차이 때문이다. 한국인의 식사문화는 밥과 반찬이 함께 나오는 한상차림 문화다. 메인 요리가 있지만 그것과 함께 먹을 수 있는 반찬이 함께 따라붙는다. 반면 서구의 식사문화는 순서에 따라 음식이 나오는 코스요리 문화가 대부분이다. 애피타이저를 시작으로 차례차례 나오는 음식을 먹으며 다음 코스 음식을 기다린다. 이런 코스 요리 식습관이 몸에 밴 서양인들은 미리 나온 반찬을 요리의 하나로 여기며 싹 쓸어 먹는 것이다. 여기에 빈 반찬 그릇을 가져가 다시 채워 내오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라워한다. 어느 나라인지 기억은 없지만 정작 메인 요리가 나왔을 때는 배부르다며 뒤로 물러나는 모습도 보였다. 혹시 외국인 친구가 한국을 방문하면 식사하기 전 꼭 알려주길 바란다. 

‘반찬은 공짜, 물은 Self’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한국은 음식물 쓰레기 처리 모범국이다.

반찬 문화처럼 우리는 별것 아니라고 여겼던 것 중에 이외로 외국인들이 엄지 척을 하는 음식 관련 ‘K-바람’이 또 있다. 바로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이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 문제는 세계 각국의 골칫거리다. 한국은 이런 음식물 쓰레기 문제를 모범적으로 처리하고 있는 나라다. 음식물 쓰레기는 단순히 수거 문제만이 아니다. 매립을 하더라도 탄소 배출로 온실가스의 주범이 되며 지하수 오염 등 환경오염 문제로 직결된다. 따라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문제, 수거 및 재활용률을 높이는 문제까지 해결해야 한다.  


한국은 이러한 골칫거리 음식물 쓰레기 문제를 현명하게 해결하고 있는 모범국 중 하나다. 사실 한국은 반찬을 공짜로 주는 식당문화다 보니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도 다른 나라보다 많다. 그럼에도 한국인들은 해결책을 찾아냈다. 영국의 ‘가디언’은 한국의 음식물 쓰레기 시스템을 전 세계가 배워야 한다는 장문의 기사를 실었으며, 비영리 환경단체 ‘Earth.org’는 2021년 ‘한국은 어떻게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의 본보기가 되었나?’라는 리포트에서 한국은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률 2%에서 어떻게 95%가 되었는지 세계 각국은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경제포럼 역시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음식물 쓰레기 재활용에 대해 배워야 한다고 하였다.


한국은 이처럼 푸짐하게 공짜로 반찬을 주는 식당문화를 가졌으며 먹고 남은 반찬 처리도 잘하고 있는 나라다. 이제 식당에 가면 가격과 음식 품평에만 열을 올리지 말고 별것 아닌 것으로 여겼던 우리의 반찬 문화와 잘하고 있다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 시스템도 한 번쯤 생각해 보며 자부심을 느껴봐도 좋다. 헬 조선, 지옥불반도, 각자도생이라는 부정적인 평가만 난무하는 퍽퍽한 세상, 이런 자부심이라도 있어야 하루하루를 살아 내는 힘을 얻을 수 있을 테니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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