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이런 것까지 다 K

검은 반도체 김

7억 9000만 달러(한화 약 1조 3백억)

2023년 한 해 김 수출액이다. 우리나라가 연간 전체 수출액 100억 달러를 달성한 것이 불과 50여 년 전인 1977년이었는데, 이제 김으로만 연간 약 8억 달러를 수출했다고 하니 이 수치가 얼마나 어마어마한지 가늠이 될 것이다. 식탁에서 굴러다니던 김이 금으로 변신한 것이다. 실로 어마어마하다.

김: 밥상 위에서 굴러다니던 김은 이제 금이다.

해양수산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김 수출액은 2022년 역대 최대치인 6억 2000만 달러(한화 약 8000억)에서 무려 22.2% 성장한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이는 불과 10여 년 전 1억 달러에 못 미치던 수출액이 무려 8배 가까이 성장한 수치다. 관세청 자료에 의하면 현재 김은 한국과 일본, 중국이 전 세계 생산량의 99%를 차지하고 있는데 그중 한국이 세계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고 한다. 수출 국가도 2010년 64개국에 이에 10여 년 사이 두 배 가까이 늘어 120여 개국이 넘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미국이 가장 많은 1억 6천900만 달러였고 뒤를 이어 일본(1억 4천400만 달러), 중국(9천700만 달러), 태국(6천600만 달러), 러시아(5천700만 달러) 등이었다. 김을 검은 반도체라고 부르는 이유다.  

검은 반도체 김

현재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는 반찬으로 먹는 우리와 달리 김을 스낵으로 여겨 간식으로 즐긴다. 또한 구운 김 외에 김부각, 기피자, 김 파스타 등 다양한 요리에 넣어 먹기도 한다. 미국 시장에서 김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작년부터 품절 대란을 겪고 있는 ‘냉동 김밥’의 인기는 눈으로 보지 않으면 믿기 힘들 정도다. 이처럼 미국인들이 김을 좋아하는 이유는 저칼로리 건강식품으로 ‘슈퍼푸드’라는 인식이 퍼져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 한 장에는 다양한 비타민과 마그네슘, 요오드, 아연, 철분 등이 함유되어 있고 계란 1개와 맞먹는 단백질이 들어있다. 

미국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스낵김

사실 10여 년 전만 해도 서양인들에게 김은 낯선 음식이었다. 일부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즐기는 간식거리였는데 K 팝, K 무비 등 K 콘텐츠의 인기와 더불어 K 푸드가 SNS를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산되더니 이제는 건강식품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말 뭘 이런 것까지 다 K인 시대다. 

냉동김밥: 미국 트레이더 조(Trader Joe's)에서 팔리고 있는 냉동김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