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청년홈즈 Mar 02. 2024

K-길거리 음식의 반전- 떡볶이

고무 같다던 떡볶이는     어떻게 미국 입맛을 공략했을까?

‘떡볶이가 장악, 한국인의 솔푸드가 미국 입맛을 장악했다’

(Tteokbokki takeover: America’s next food obsession is the ultimate Korean comfort food)

미국 NBC 뉴스는 이런 문구로 미국 현지의 K-길거리 음식의 인기를 조명했다. 특히 미국이 떡볶이 열풍에 휩싸였다며 호들갑을 떨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떡볶이는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음식이 아니었다. 처음 접하는 외국인들은 하나같이 맵기만 하고 무슨 맛인지 모르겠다며 손사래를 쳤다. 특히 식감에 대해 고무를 씹는 것 같다며 거부감을 표시하는 사람이 많았다. 이런 비호감 음식이었던 떡볶이가 반전을 시작했다.  

수출용 떡볶이 밀키트

K-길거리 음식이 본격적으로 반전을 시작한 것은 2020년대이다. 그동안 비빔밥이나 불고기 등으로만 국한되었던 K-푸드가 K-콘텐츠의 글로벌 인기와 더불어 떡볶이, 김밥과 같은 분식류까지 확장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떡볶이는 밀키트 형식으로 미국의 대형마트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으며, 냉동 김밥이 미국의 대형마트에서 품절 사태를 맞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더 나아가 초창기 낯선 음식 ‘Spicy Korean Rice Cake’라는 영어식 이름 대신 ‘Tteokbokki(떡볶이)’라는 한국식 제 이름을 찾았고, 현지에도 떡볶이 전문 매장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하니 K-길거리 음식의 멋진 반전이라 할 수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자료(2022년)에 따르면 미국인 중 75%가 떡볶이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고 답했으며 50%는 이미 먹어봤다고 대답했다. 또한 떡볶이 구매 의향에 대한 설문에서는 74%가 사 먹겠다고 대답했다. 

한국의 길거리 음식이 이렇게 글로벌 인기를 얻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글로벌 K-푸드 수출에 적극 나서고 있는 한 업체는 그 이유로 세 가지를 꼽는다. 첫 번째, K-콘텐츠의 글로벌 인기다. 특히 BTS 멤버 지민의 동대문 시장 떡볶이 모습이 SNS를 통해 알려지자 전 세계 아미들이 너도나도 떡볶이에 관심을 보이며 판매량이 급격하게 늘었다는 것은 많이 알려진 일이다. 여기에 매년 개최하는 대표적 글로벌 K-컬처 페스티벌인 ‘KCON’을 통한 홍보도 한몫하고 있다. ‘KCON’에서는 만두, 김밥 등의 한국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부스를 운영하며 수많은 글로벌 K-팝 팬들에게 K-푸드를 자연스럽게 맛볼 수 있게 한다. 두 번째로는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기 좋아하는 MZ들의 영향력이다. MZ 세대들은 낯선 음식에 대해 거부감보다는 오히려 재미있는 도전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특히 매운 음식으로 통하는 떡볶이는 불닭볶음면과 함께 인기 있는 챌린지 음식 중 하나다. 세 번째로는 코로나 팬데믹과 함께 급성장한 밀키트 산업이다. 간편하고 효율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이 간편식을 찾는 것은 당연한 흐름이다. 집에서 간편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게 밀키트로 수출되는 떡볶이는 이런 흐름과 딱 맞아떨어졌다.(자료 출처: CJ제일제당 홈페이지)

디지털 콘텐츠의 시대, 사람들은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알게 된 낯선 음식을 현지에 가지 않더라도 인터넷 쇼핑을 통해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 ‘기생충’에서 나왔던 짜파구리 유행이 그렇고 ‘오징어 게임’의 달고나가 그랬다. 요즘 MZ 세대들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의 일거수일투족에 따라 좋아하는 음식도 바꾸는 시대다. SNS 상에 올린 BTS 지민의 떡볶이 사진 한 장이 수많은 아미(ARMY)들을 떡볶이 세계로 이끌었다. 이러한 시대 K--콘텐츠 바람은 K-푸드가 날아오를 엄청난 기회를 주었다. 싸구려 길거리 음식으로 대접받던 떡볶이, 김밥, 핫도그가 이제는 글로벌 음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글로벌 유튜버들의 떡볶이 먹방: 매운 떡볶이 챌린지

이러한 K-길거리 음식 열풍은 이제 미국뿐 아니라 일본, 인도네시아, 대만, 베트남 등 K-콘텐츠를 즐기는 많은 나라들로 확산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동네 골목이나 시장통에서 맛보던 길거리 간식 떡볶이를 세계 어느 나라를 가던 맛볼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프랑스 파리 어느 사무실에서 출출할 때 간식으로 ‘김떡순’을 시켜 먹을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아니 벌써 왔나?’

매거진의 이전글 세계는 지금, K 소주에 취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