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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년홈즈 Mar 05. 2024

도서 리뷰] 코끼리와 벼룩

오늘도 세상과 치열하게 싸우며 살아가는 모든 벼룩이 들을 위하여

코끼리와 벼룩: 저자 찰스 핸디, 출판 모멘텀, 발매 2016.


왜 우리는 학교의 학생들에게 그들의 본질을 가르치지 않는가? 
우리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해야 한다.

["넌 네가 누구인지 아니? 넌 하나의 경이야. 넌 독특한 아이야. 이 세상 어디에도 너하고 똑같이 생긴 아이는 없어. 네 몸을 한번 살펴봐. 너의 다리, 팔, 귀여운 손가락, 그것들이 움직이는 모양 등은 모두 하나의 경이야. 넌 셰익스피어, 미켈란젤로, 베토벤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어. 넌 그 어떤 것도 해낼 수 있는 능력이 있어. 넌 정말로 하나의 경이야."]


이 책을 관통하는 대표적 문장을 소개하며 짧은 리뷰를 시작한다. 사회사업가인 어니스트 홀 경에게 파블로 카잘스가 써준 글이라고 하는데 이 땅의 부모들이나 교육자들이 꼭 새겨야 할 교육철학 아닐까 생각한다.


오래전 출간된 책이다. 이 책을 처음 접했던 건 20여 년 전쯤이다. 당시 직장 생활 6~7년 차 들어서면서 매일 반복되는 회사 생활 속에 매너리즘에 빠져 있던 차에 우연히 읽었던 기억이 있다. 반복되는 지루한 직장 생활에서 나의 비전에 대해 고민으로 이직에 대한 고민도 살짝 하고 있던 때였다. 솔직히 그때는 설렁설렁 읽어서 가슴에 와닿지 않았었는데 다시 잡아 읽으니 생각을 많이 던져 주는 책이다. 늘 내 책장에 꽂혀 있어 소 닭 보듯이 지나치다가 뭔 맘인지 꺼내 들었다. 내용이 기억이 없었는데 책장을 들춰보니 곳곳에 연필로 줄이 그어져 있었다. 중요 부분만 대충 읽어보니 눈에 들어오는 문장이 많았다. 20여 년이 흘렀는데도 고객을 끄덕이게 하는 부분이 많았다. 저자 찰스 핸디의 놀라온 통찰력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코끼리와 벼룩'이라는 의미는 코끼리는 대기업 즉, 덩치 큰 기업들을 말하며 벼룩은 프리랜서를 말한다. 어떤 벼룩은 혼자서 일하고 어떤 벼룩은 자그마한 자기 회사가 있고 또 어떤 벼룩은 파트너십에 참가하고 있다. 저자는 강한 어조로 앞으로 다가올 미래사회는 벼룩들의 사회라고 단언한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 돌아보니 찰스 핸디가 말한 세상이 되어있다. 그때 제대로 준비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스쳤다. 뭐 죽은 자식 불알 만지기지만.


교육하는 회사에서 코끼리의 일원으로 19년 정도 일했었다. 그 뒤로 용감하게 벼룩으로 살겠다며 직장 생활을 마쳤었다. 책을 쓰고 강의도 하며 밥벌이를 시작했는데 1년 반 만에 두 손을 들었다. 너무 준비가 안된 상태로 거친 세상에 나왔던 것이다. 아무 준비 없는 벼룩에게 세상은 너무 거칠고 험난했다. 그 뒤로 자영업에 뛰어들었으나 2년 만에 참패하고 다시 코끼리 밑으로 들어갔었다. 4년 정도 코끼리 그늘 아래 안정적인 생활을 하였으나 코로나 팬데믹과 함께 또다시 강제로 벼룩이 되어야 했었다. 


나는 지금도 벼룩의 삶을 살아간다. 여전히 세상은 준비 안된 벼룩이 들에게는 살아내기 벅차다. 하지만 이제는 벼룩의 삶을 받아들이고 있다. 코끼리 그늘 아래 살 때보다는 경제적으로 조금 불편해졌을지 모르나 나를 돌아보며 나를 위해 살아가는 하루하루는 내적으로 훨씬 충만하다. 


뱀발: 아래는 20여 년 전 출간 된 내가 읽은 출간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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