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의 핵심 K 반도체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K 배터리
1990년대 이후 한국의 경제성장을 이끌어 온 산업은 누가 뭐래도 반도체 산업이다. 반도체 수출은 한때 우리나라 무역흑자액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한국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었으며 ‘Made in Korea’라는 국가 이미지 제고에도 크게 기여하였다. 90년대 이후 반도체 산업은 거의 매년 수출 1위, 2위 자리를 차지하며 한국경제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2023년 반도체 수출은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의 16%를 차지하며 전체 품목 중 1위였다.
우리나라에서 반도체 산업을 처음 시작한 회사는 1974년 경기도 부천에서 문을 연 한국반도체였다. 이 한국반도체를 삼성의 이병철 회장이 인수하면서 K-반도체 산업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병철 회장은 1983년 3월 도쿄에서 ‘자원이 없는 나라에서 미래 성장 산업은 반도체 산업을 유일한 길’이라 확신하고 고부가가치 산업인 반도체 산업을 적극 추진하기로 선언한다. 이를 도쿄 선언이라 한다. 주변의 부정적인 시선에도 불구하고 이병철 회장은 한국인이 가진 특유의 강인한 정신력과 창조성을 믿었고 사업 성공을 확신했다. 이병철 회장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미지의 길이었지만 한국인이 가진 내면의 힘만 믿고 확신을 가졌던 것이다. 한국인이 가진 은근과 끈기, 목표 지향 1등 주의, 경쟁 유전자 등 K-유전자의 힘을 믿었던 셈이다. 실제로 도쿄 선언에서 확고한 목표를 설정한 후 그해 11월 삼성전자는 64K D램 개발을 성공시키며 세계 최고 기술과의 격차를 4년 정도 차이로 줄여 놓았다. 그로부터 단계별로 격차를 줄여가더니 10년도 안된 1992년 세계 최초로 64M D램을 개발 성공시키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삼성은 현재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메모리 반도체 기술을 가진 기업이 되었다. 반도체 불모지에서 불과 20여 년 만에 세계 최고 기술을 보유한 반도체 1등 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힘은 한국인 특유의 목표 달성에 대한 강인한 의지와 창조성, 은근과 끈기, 1등 주의와 같은 K-유전자가 근간이었다.
반도체와 함께 한국의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는 산업이 바로 배터리(battery) 산업이다. 배터리 산업은 AI, IOT, 빅데이터 등 초연결 세상을 여는 4차 산업 혁명의 핵심기술로 꼽힌다. 시간적 공간적 제약을 넘어 집, 직장, 자동차, 스마트폰 등 모든 것을 연결하는 초연결 사회의 핵심이 바로 배터리 산업이다.
K-반도체 산업을 이끌어 온 기업이 삼성이라면 K-배터리 산업을 이끌어 온 기업은 LG다. LG는 1992년 당시 크게 주목하지 않던 배터리 분야에 눈을 돌리면서 리튬이온배터리 연구를 시작하였다. 그렇게 시작한 K-배터리 산업은 2000년대 리튬전지 시장을 독점하던 일본을 따라잡으며 2010년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한 후 세계시장의 리더로 군림하고 있다. 최근 들어 중국의 약진과 미국의 견제 등으로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지만 한국인 특유의 위기 극복 유전자의 힘으로 잘 헤쳐 나갈 것을 믿는다. 우리가 누구인가? 어떤 상황에도 쉽게 쓰러지지 않는 은근과 끈기, 위기 극복 유전자를 가진 K족 아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