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청년홈즈 Mar 20. 2024

진격의 K-방산

전쟁 억지(抑止)력의 토대가 되어 주길 바라며...

‘K-방산’이 뜨고 있다. 방산이란 방위산업의 줄임말로 한마디로 무기체계를 만들어 내는 산업이다. 나는 우주 평화주의자다. 전쟁 피해국이자 당사국인 나라에 태어난 사람으로서 전쟁무기 산업을 환영해야 하는지는 여전히 잘 모르겠다. 방산은 이처럼 뜨거운 감자 같은 산업이다. K-방산이 떴다는 것은 전쟁에 필요한 무기를 잘 만들고 있다는 말이다. 이는 곧 국제평화를 위협할 수도 있는 일이기도 하다. 다만, 무기체계를 갖췄다고 해서 모두 전쟁용의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전쟁 억지력(deterrent force)도 생기는 것이니 K-방산이 그런 역할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어쨌거나 분명한 것은 세계 무기시장에서 지금 K-방산의 위상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니 K-바람을 다루면서 그 한 축인 K-방산을 빼놓을 수도 없다.

출처:방위사업청

한때 글로벌 무기상들의 호구 시장이었던 ‘Korea’가 어느새 세계 10위권 안에 드는 무기 수출국으로 떠올랐다. 미국의 포브스는 ‘한국은 조용히 전 세계 핵심 무기 수출 국가로 부상했다.’고 평가했으며 CNN은 ‘한국 방위산업이 이미 메이저 리그(defense major league)에 진입했고, 미국과 NATO를 대신해 <자유민주주의의 무기고(arsenal of democracy)>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며 비행기를 태우고 있다. 어디까지가 진심인지 모르겠지만 무기 수출국으로서 국제적 존재감은 확실하게 생긴 것 같다.  

기술이나 성능 면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K2 흑표 전차, K9 자주포, 천궁2 지대공 미사일 등이 K-방산을 이끌고 있는 주요 품목이다. 여기에 한국은 10만 시간 무사고 비행에 성공한 FA-50 경전투기와 한국형 전투기 KF-21(4.5세대)를 개발해 자체 전투기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는 몇 안 되는 나라이기도하다. 이러한 능력을 발판 삼아 2023년 한국항공우주(KAI)는 FA-50 경전투기 18대 수출을 말레이시아와 계약 금액 9억 2천만 달러(한화 1조 2천억 원)로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 전투기 수출국이 된 것이다. 그야말로 진격의 K-방산이다.  


방산 산업은 특성상 아무리 시장이 열려 있어도 기술력이나 생산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수출이 불가능한 산업이다. K-방산의 장점은 최고의 성능을 가진 무기임에도 무기 수출 선진국들에 비해 가격이 합리적이며 대량생산을 할 수 있는 생산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있다. 전문가들은 ‘K-방산’ 수출이 이러한 역량을 바탕으로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화투자증권 리서치 자료에 의하면 2024년 기준 향후 수출 예정 수주물량이 100조가 넘는다고 한다.

출처: 연합뉴스

세계 최대의 무기 수입국이 세계 10위권 무기 수출국이 된 것은 한반도 분단의 아이러니다. 70여 년 이어온 남북 대결은 최고의 성능과 기술 개발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되었다. 최근에도 북한에서는 장거리 방사포와 중장거리 미사일 등을 시도 때도 없이 쏘아대고 있지 않은가. 늘 전쟁위기를 안고 살았던 우리에게 ‘자주국방’은 필수 요소였다. 적보다 성능이 더 좋은 무기 개발에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이러한 절박함에 K-방산에도 당연히 K-유전자의 힘은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선진기술을 누구보다 빨리빨리 받아들이고 여기에 더해 한국 지형에 맞게 창의적인 성능 개선이 이루어졌다. 국제적으로 호평받고 있는 K2 흑표전차, K9 자주포, FA-50 경전투기, KF-21 한국형 전투기 등이 그러한 결과물이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우주평화주의자 입장에서 보면 전쟁용으로 쓰이는 무기를 잘 만든다는 것이 꼭 자랑스러운 일인지는 모르겠다. 그렇다고 입으로 평화만 부르짖는다고 전쟁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나 가자 지구 전쟁이 그러한 현실을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 그러니 아무리 평화를 사랑하는 나라라 할지라도 자주국방에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그저 K-방산이 생산해 낸 무기들이 실제 전쟁에서 사용되기 보다 평화를 위한 전쟁 억지(抑止)력을 발휘해 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닫는다. 

매거진의 이전글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에서 퍼스트 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