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청년홈즈 Mar 22. 2024

K-웹툰, 한국이 만든 오리지널 콘텐츠

K-웹툰, 세계를 홀리다.

만화를 손안에 핸드폰 속으로 끌어들인 장르가 웹툰이다. 웹툰은 웹(web)과 카툰(cartoon)의 합성어로 만화를 웹 플랫폼상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다. 이 21세기형 새로운 콘텐츠 웹툰은 한국이 만든 오리지널 콘텐츠다. 

한국인이라면 만화에 대한 추억 한두 개쯤은 가지고 있다.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어졌지만 만화방은 동네 또래들의 휴식처이자 도피처로 어른들은 모르는 신비한 세계였다. 소라과자 아작거리며 넘기던 만화책 소리는 생각만 해도 여전히 황홀하다. ‘아이큐 점프’, ‘소년챔프’, ‘보물섬’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가슴이 뛰었다. “아저씨 이현세 신간 나왔어요?”는 만돌이들의 고정 인사였고 이현세, 박봉성, 이재학은 그 이름만으로도 여전히 가슴이 설렌다. 하지만 이제 만화방은 추억 속으로 사라졌다. 대신 스마트폰 속에 새로운 놀이터가 만들어졌다. 손안에 새롭게 펼쳐진 웹툰 마당이다. 

손 안의 놀이터 웹툰

 2023년 국내 웹툰 산업 총매출은 1조 8290억 원으로 집계됐다.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콘텐츠진흥원 '2023 웹툰 실태조사) 또한 현재 전 세계 웹툰 시장 매출 상위는 1위 카카오 픽코마(카카오 자회사), 2위 라인 망가(네이버 일본 플랫폼), 3위 네이버 웹툰, 4위 카카오 페이지로 한마디로 ‘네이버’와 ‘카카오’가 전 세계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것이다. 가히 웹툰 제국이라 부를 만하다. 글로벌 웹툰 시장 규모는 2030년 561억 달러(약 74조 6100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는 전망했다. 실로 어마어마한 시장이다.


인터넷, IT 강국 대한민국에서 웹툰이 탄생한 것은 필연일지 모른다. 한국인들은 이야기꾼들이다. 한국인의 이야기꾼 기질이 제대로 발현되고 있는 분야가 바로 웹툰이다. 독보적인 IT 인프라 바탕 위에 빨리빨리, 경쟁 유전자 등의 K-유전자가 결합되니 웹 마당은 이야기꾼들의 새로운 놀이터가 되었다. 웹툰은 종이 만화 시장보다 작가들의 진입장벽이 훨씬 낮다. 웹 마당이 펼쳐지자 능력 있는 창작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하루에도 수십, 수백 건의 신선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웹 마당에 올라왔다. 독자들은 실시간으로 수많은 콘텐츠를 골라 보며 매의 눈으로 능력 있는 작가를 찾아냈다. 피 말리는 경쟁에서 살아남은 몇몇 작가들은 부와 명성을 얻으며 스타 작가가 되었다. 이들 스타 작가들은 수많은 웹툰 지망생들의 롤 모델이 되었고 또 다른 스타 작가 탄생의 밑거름이 되었다. 지속적으로 좋은 콘텐츠가 나올 수 있는 웹툰 시장의 선순환 구조를 갖게 된 것이다. 


‘K-웹툰’은 이제 K-콘텐츠 시장의 공장 역할을 하고 있다. 웹툰 마당은 언제나 독특한 콘텐츠가 넘쳐나는 보물창고다. ‘신과 함께’ 시리즈 영화제작자 리얼라이즈 픽처스 원동연 대표는 K-콘텐츠의 미래가 밝은 이유로 웹 소설, 웹툰 등 다양하고 독창적인 콘텐츠 창작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이 잡혀 있는 점이라고 말한다. 웹툰의 장점은 스토리를 창작할 때 영화나 드라마가 갖는 기술적인 문제나 제작비용에 대해 한계를 갖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드라마나 영화가 시도하지 않은 다양한 영역과 독특한 발상의 스토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또한 흥행이 검증된 인기 웹툰은 별도의 콘티 작업 없이 바로 영상화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실제로 많은 웹툰이 드라마, 영화, 게임 등으로 제작되어 ‘K-드라마’ 흥행을 이끌었고 현재에도 많은 작품들을 제작 중이거나 대기 중에 있다. ‘신과 함께’ ‘이태원 클라쓰’ ‘지금 우리 학교는’ ‘지옥’ ‘D.P’ ‘무빙’ ‘콘크리트 유토피아’ 등 모두 영화나 드라마로 흥행에 성공한 웹툰 원작들이다. 이처럼 웹툰은 IP(지식 재산권, Intellectual Property)’시장의 핵심 산업이다. 웹툰 자체 판매뿐 아니라. 영화, 드라마, 뮤지컬, 게임 등 연관 콘텐츠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인 산업이다. 

웹툰 원작 드라마, 영화

‘K-웹툰’이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빠른 인터넷 기반이 든든한 토대였지만 한국인의 빨리빨리, 경쟁, 은근과 끈기 같은 K-유전자도 한몫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사실 웹툰은 일주일마다 창작의 고통을 느껴가며 최소 한편씩을 올려야 하는 고된 일이다. 워 라벨이나 개인의 시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서구권 사고로는 따라올 수 없는 분야다. 목표 지향주의, 은근과 끈기, 빨리빨리, 경쟁 등에 익숙한 한국인이니까 해낸 것이라는 생각이다. 


또한 한국인의 유별난 K-교육열도 무시할 수 없는 배경이다. 우리나라에는 웹툰 작가 양성을 위한 체계적이고 탄탄한 교육기반이 갖춰져 있다. 30여 개 대학에 웹툰 관련 학과가 있고, 웹툰 작가 양성 전문 아카데미, 학원 등에서도 교육하고 있어 한 해 동안 1,800여 명 이상의 웹툰 작가를 길러내고 있다고 한다. K-웹툰의 미래는 여전히 밝다. 한 가지 우려할 점은 몇 명의 인기 작가 중심으로 돌아가는 ‘K-웹툰’ 산업 구조가 수많은 웹툰 작가 지망생들을 열정페이 지옥으로 몰아넣고 있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일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K-건설, 세계를 짓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