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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년홈즈 Mar 27. 2024

안 터져요! K-부탄가스

뭘 이런 것까지 다 K!-1

‘K-부탄가스 세계시장 90% 점유’ 


80년대 자취생의 필수품 중 하나는 곤로였다. 요즘 세대들은 가스레인지나 인덕션에 익숙해 박물관에서나 보는 낯선 물건이다. 언뜻 보면 석유난로처럼 생겼지만 상단에 화구가 있어 그곳에 냄비를 올려놓고 요리를 할 수 있는 주방용품이다. 어느 선배가 80년대 초 이 곤로와 솥단지까지 둘러매고 열흘 동안 지리산을 종주하였다는 얘기를 듣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 기억이 있다. 아무리 곤로가 이동식이라고는 하지만 캠핑용으로 쓰기에는 크기가 너무 컸고, 또 먼 길을 매고 가기에는 연료통 석유가 심지를 타고 흘러나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곤궁했던 시절의 믿기지 않는 무용담이다. 가끔 그 선배 만나면 추억의 곤로를 소환하는데 지금도 그저 헛웃음만 나온다.  

석유곤로: 80년대 자취생들의 필수품이었다.

휴대용 가스레인지는 이러한 석유곤로 세대에게는 혁명적인 물건이었다. 지저분하게 질질 새고 냄새 때문에 고역이었던 석유곤로의 불편함을 가스통 하나로 간단히 해결해 주었다. 야유회 준비는 부탄가스 한 통만 챙기면 끝이었다. 특히 캠핑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부탄가스는 가장 기본적인 준비물이 되었다. 가끔 마시는 것으로 오해하는 청소년들이 있긴 하지만 휴대용 연료 부탄가스는 이제 어느 집이나 창고에나 한두 개쯤 있는 생활필수품이 되었다. 

이렇게 편리한 부탄가스를 Made in Korea 제품이 전 세계 시장 90%을 장악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원래 부탄가스는 일본이 먼저 개발했다. 하지만 지금은 후발 주자인 한국이 세계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유는 일본이 이 분야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것도 있겠지만 그것보다 한국이 기술 개발에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휴대용 부탄가스는 안전기술 확보가 경쟁력이다. K-부탄가스 제조사들은 세계 최고의 안전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그 선두주자가 바로 우리 귀에 익숙한 ‘안 터져요’ 광고로 유명한 ‘맥스’ 부탄가스(대륙제관)로 이 회사는 부탄가스에 열이 가해져 내부 압력이 상승할 경우 자동적으로 가스를 배출해 폭발을 방지하는 CRV(Countersink Release Vent) 안전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제품에 도입한 후 이 회사 제품은 현재까지 폭발사고는 0건이라고 하니 과연 놀랄만한 기술이다.

부탄가스 안전기술 원리: 대륙제관


‘좋은 부탄’이라는 상품명으로 알려진 오제이씨(OJC)의 안전기술도 획기적이다. 오제이씨가 보유한 기술은 내부 압력이 상승하면 1차로 TS(Terminal Sensing) 밸브 작동으로 가스 공급을 차단하고, 2차로 외부 열원으로 내부 압력이 상승할 경우 RVR(Rim Vent Release)이 작동돼 폭발을 방지하는 기술인 TS+RVR 기술을 적용했다. 이 회사 제품인 ‘좋은 부탄’은 ‘스스로 꺼지는 부탄’이라는 콘셉트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두 회사 외에도 세안, 태양, 대성산업, 화산 등 총 6개 제조업체가 부탄가스를 생산하여 수출하고 있는데 사활을 건 안전기술 개발 경쟁으로 세계 어느 나라 제품보다 안전한 부탄가스를 생산하고 있다. 생존을 위한 치열한 K-경쟁 유전자의 힘이 부탄가스 기술 개발을 촉진하고 있는 것이다. 


‘K-부탄가스 세계시장 90% 점유’ 

다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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