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과 역경의 역사가 준 선물
한국인들은 똑똑하다. 실제 IQ 검사 결과 한국인의 IQ는 세계에서 최상위로 나타났다. IQ 결과가 좋은 머리를 나타내는 절대 기준은 아니지만 논리, 언어, 계산 능력 등을 가늠하는 잣대는 되니 하는 말이다. 2019년 미국 포브스는 한국인의 평균 IQ가 106으로 세계 최상위로 나타났다는 연구결과를 실었다. 그렇다면 한국인이 이렇게 IQ가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연구팀인 북아일랜드 얼스터 대학의 리처드 인 박사와 핀란드 탐페레 대학의 타투 반하넨 박사팀은 그 이유를 유전적, 문화적, 환경적 요인에서 찾았다. 이 연구팀의 결과는 유전뿐만 아니라 문화와 환경이 기질(문화 정체성)과 IQ에까지 큰 영향을 끼친다는 흥미로운 결과다. 한국인의 고난과 역경의 역사가 강하고 머리 좋은 한국인으로 만들어주었다는 말이다.
위 연구팀의 결과를 뒷받침하는 사례가 있다. 바로 각각 입양된 뒤 수십 년 후 극적으로 상봉한 쌍둥이 자매 이야기다. 이 이야기도 가난했던 나라에서 겪을 수밖에 없었던 서글픈 가족사 중 하나다. 바로 일란성쌍둥이인 상희씨와 상애씨 자매 이야기다.
일란성쌍둥이인 두 자매는 197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쌍둥이 중 한 명인 상애 씨는 4살 때 남대문 시장에서 길을 잃었다. 그리고 실종 6개월 후 홀로 미국으로 입양되었다. 상애 씨는 2016년 한 시민단체를 통해 유전자를 등록했고, 2017년에 부모 유전자가 등록되면서 가족을 찾아 2020년 극적으로 만날 수 있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 심리학부 낸시 시걸 교수와 허윤미 국민대 교양학부 교수는 이 특별한 일란성쌍둥이 사례를 공동 연구했다. 연구결과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였다. 44년간이나 떨어져 산 쌍둥이 자매는 자존감이나 성격, 성실성, 직업에 대한 만족도, 정신건강 수치에서는 거의 같은 사람처럼 일치하는 결과를 보였다. 19세에 난소에 문제가 생겨 수술한 병력도 같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한국에서 자란 상희 씨가 미국에서 자란 상애 씨보다 지각 추리 속도 관련 지능검사에서 높은 점수를 내면서 IQ가 16포인트나 높았다. 일란성쌍둥이의 경우 IQ 차이가 아무리 커도 7포인트를 넘지 않는다는 것이 학계 정설인데 두 사람의 경우는 그보다 훨씬 크게 차이가 난 것이다. 두 사람의 IQ는 언어능력, 기억력처럼 유전 영향을 받는 분야는 비슷했지만 지각 속도, 추론처럼 환경 영향이 더 큰 분야에서는 차이가 컸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문화적 환경 측면에서 한국에서 자란 상희 씨는 집단주의적 가치관이 강했고 미국에서 자란 상애 씨는 개인주의적 가치관이 강했다.
이 놀라운 결과는 국제 학술지에(Personality and individual Differences) 등재되었다. 연구를 주도한 낸시 시걸 박사는 유전자가 미치는 전반적 영향은 똑같지만 일란성이라 하더라도 문화 환경의 영향에 따라 극과 극으로 갈리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밝혔다. 학자들은 한국인들은 서양인보다 지각 속도나 추론 점수가 높고 집단주의적 성향도 강한 것으로 나타나는데 쌍둥이에게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온 것이라며 국가와 문화, 환경이 주는 영향에 따라 기질이나 IQ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이는 유전적으로 같은 피를 받은 민족이라도 살아가는 지역이나 환경에 따라 기질이나 특징은 달라진다는 말이다. 불과 1세기 전까지 함께 살았던 연변조선동포나 탈북 이주민들은 같은 말, 같은 언어를 쓰지만 한국 사회에서는 이들에게 정서적 이질감을 느끼는 것과 같은 이치다. 통일이 시급한 이유이기도 하다.
한반도 5천 년 역사는 고난과 역경의 연속이었다. 조상들은 수많은 전쟁을 겪어야 했어야 했고, 사계절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했다. 근현대사만 돌아보아도 일제 식민지, 분단과 6.25 전쟁, 군사독재, 5.18 광주항쟁 등 떠올리기도 힘든 고난의 시대를 살아내야 했다. 여전히 한반도는 분단된 상태이며 오늘도 강대국들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한반도를 흔들어 대고 있다. 여기에 정치권이 저 모양이니 하루도 편한 날이 없다.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한국인의 숙명이다. 그저 존버하는 수밖에.
그렇다고 신세 한탄만 하고 있지는 말자. 우리는 때리면 맞고 피나면 닦고 다시 일어서는 깡다구 있는 한국인이다. 그나마 그러한 긴장, 고난과 역경이 좋은 머리를 주었다 하니 숙명이라면 쿨하게 받아들이자.
힘든 시절이다.
오늘 하루도 존버하길 바라며 그냥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