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차 프리랜서의 시행착오
아무리 좋아하는 일을 한다고 해도, 모든 과정이 즐겁고 재밌을 수만은 없다. 그림 그리는 것조차도 다 귀찮은 날들이 분명히 있다.
감정 기복이 있는 편이라 프리랜서로 일하기 시작한 초기에는 감정에 따라 일을 처리했던 것 같다. '내가 나 하고싶은 거 내 맘대로 하려고 퇴사했지' 식의 보상심리도 있던지라, 빽빽한 업무일지를 매일 보고하며 일하던 회사생활과는 정반대로 스스로의 고삐를 풀어둔 면도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컨디션이 괜찮은 날은 하루에 열두 시간씩도 작업했지만, 하는 둥 마는 둥 하는 날도 많았다.
워낙에 큰 계획만 세워놓고 그 안의 작은 계획들은 즉흥적으로 수립해나가는 편인데, 시간이 지날수록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숲을 보는 눈도 반드시 필요하지만, 작은 계획들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큰 계획도 이뤄질 수 없다는 당연한 사실을 새삼스레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작은 계획들을 매일매일 정하고, 스스로 이들의 마감을 정하기 시작했다.
회사 다닐 때처럼 매일매일 업무일지를 꼼꼼히 작성하는 것만큼은 아니어도, 큰 계획 속 작은 계획들을 세워두기 시작했다.
작업실에 도착하면 일단 작은 메모지에 어제 작업에서 뭘 더 할지 기록해두고, 집에 가기 전에 얼만큼 이뤘는지 옆에 다시 기록해둔다. 그리고 스스로 정한 작은 계획들의 마감일은 꼭 지키려고 한다.
마감을 정하는 것보다도, 마감을 미루지 않고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마감 일정이 가상의 일정이고, 실제로 급한 일이 아니더라도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핵심이다. 자신과의 약속이라고 해서 미루기 시작하는 순간 균형이 무너지고 많은 일을 해낼 수가 없게 된다.
고용주도, 상사도, 함께 일할 팀도 없이 혼자 일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조금씩 느끼고 있다. 글이나 영상으로 보고, 타인의 삶으로 봤을 때는 당연해 보이던 것들을 막상 직접 겪으니 당연하지 않다. 직접 시행착오를 겪어봐야 찾을 수 있는, 내 삶에 꼭 맞는 자유를 찾아가는 중이다.
인스타그램: @byjea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