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퇴사하면 하고 싶은 일

생각날 때마다 편하게 갱신하는 퇴사 후 버킷리스트

by 제이

퇴사하고 싶다는 마음이야 늘상 있는 일상이나 다름없는 일이지만, 요즘은 정말 틈만 나면 힘들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매번 피곤하고 금세 지치고, 쉽게 화가 나고, 무엇보다 아프면 회사에 가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방향으로까지 생각이 기울기 시작했다. 이게 번아웃이란 건가.


결정적으로 내게 쐐기를 박은 것은 바로 지난달의 일이었다. 출근하던 길,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중에 문득 ‘지금 내가 우연히 자동차와 부딪치기라도 하면 그걸 이유로 아예 퇴사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위험해. 퍼뜩 든 생각에 스스로도 경악했다.


지금 나에게는 내적인 휴식이 절실하다고 느꼈다. 이러다가는 정말 문제가 생길 수도 있겠다. 하지만 당장 쉽게 일을 그만둘 수는 없었다. 담당자로서 해야 할 업무도 있었고, 생활적인 면에서 여러모로 고민이 들었던 탓이다. 많은 고민 끝에 나는 결국 현재 맡은 업무가 어느 정도 마무리될 시기를 헤아려보기 시작했다.


평상시처럼 투덜거리고 푸념하는 것을 끝이 아니라, 퇴사를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다. 가장 적당한 퇴사 일자를 따져보니 앞으로 약 4개월 정도. 날짜와 계획을 대강 머릿속으로 잡아보고, 나는 그때면 이 회사에서 떠날 사람이라고 여기니 조금 마음이 편해졌다.


물론 여전히 힘든 것이 많고, 당장이라도 퇴사하고 싶은 마음을 굴뚝같다. 이대로 괜찮은 게 맞을까. 정말 퇴사하는 것만이 답인 것일까. 생활비를 생각하면 그만둘 수가 없는데. 우선 병원이나 상담을 받아볼까. 4개월이라는 텀을 둘 것이 아니라, 바로 정리하는 것이 나은가. 고민과 복잡함이 늘어나는 만큼 울적한 마음도 넘쳐흐른다. 우울한 기분도 완전히 개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일단 힘을 내고 싶다.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우선 스스로를 편하게 하고 무거운 마음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기분 좋게 ‘퇴사하면 하고 싶은 일’을 떠올릴 때마다 하나씩 적어보기로 했다. 내가 좋아하는 일,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차근차근 나열해보면서 조금이나마 행복한 기분이 들 수 있도록. 좋아하는 것을 생각하기만 해도 마음은 훨씬 밝아지는 법이니까.




1. 옷장 정리 (옷이 많다)

2. 책장 정리 (책도 너무 많다)

3. 좋아하는 스팀겜, 온라인게임이 아주 잘 돌아가는 데탑 사기

4. 휴대폰 기기변경 (요즘 같은 시대에 노트4라니 언제 적 노트4인지, 바꾼다면 갤21 울트라가 좋겠다)

5. 이력서, 자소서, 포트폴리오 작성해서 이직하기

6. 오래간만에 글쓰기 (오랜만에 1차 창작이나 2차 창작 쓰기)

7. 바질 화분에 물 꼬박꼬박 주기 (이건 지금도 매주마다 주고 있다!)

8. 기회가 된다면 SBI나 한겨레출판 학교를 준비하고 수강해봤으면 좋겠다.

9. 집 근처 카페 순회(어쩐지 돈을 쓰는 일들이 많아 보이는데 난 어쨌거나 돈 쓰는 일이 좋아, 소비 최고)

10. 취미로라도 그림을 배워보고 싶다.

11. 인디자인도 배워보고 싶다.

12. 어도비 프리미어(동영상 프로그램)도 만져보고 싶다.

13. 새로운 CDP나 CD-ROM을 구입해서 그동안 산 오디오 드라마 CD랑 OST, 뉴에이지 앨범 듣기

14. 혼자서 (혹은 친구 하나를 데리고서) 국내든 해외든 여행 가기

15. 로또, 연금복권, 즉석복권 사기 (이것도 지금 가끔씩 떠오를 때면 하고 있긴 한데)

16. 좋아하는 작가님 작품 리뷰쓰기

17. 홈카페 느낌으로 맛난 커피나 음료 만들어보기

18. 날씨 좋은 날 자전거택시 타보기

19. 좋아하는 온라인 게임의 메인시나리오 밀기.

20. 구매해둔 스팀겜 플레이하기

21. 미니어처 북엔드 조립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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