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까지 사업자 등록 안 하면, 인센 까기 콜? 콜!

<非 회사원은, 처음이에요> 1화

by 비타민들레

2024년 해가 밝았다.


내가 세운 퇴사 계획은 이랬다.


담당 프로젝트의 론칭일이 3월 말이니

론칭 다음 날 퇴사하겠다고 말씀드리고,

인수인계를 4월 말까지 끝내고 그만둔다.


이게 끝이었다.


그도 그럴게, 당장 하루의 해야 할 일도

다 끝내지 못하는 반복된 하루살이의 나날이었다.


눈뜨면 회사 가서 일하고

퇴근하면 유튜브 좀 보다 자고

다시 또 몇 번 알람의 반복 끝에 겨우 일어나 출근했다 퇴근하고

주말이 오면, 아침에 운동을 한 뒤 계속 누워있는 일상이 되풀이됐다.


30대 중반 생계형 밥벌이의 삶은

자신의 몇 개월 뒤의 미래 계획을 그려볼 시간조차

세상이 잘 허용해 주지 않는 느낌이었다.


만약 계획 수립에 성공한 사람이 있다면

그걸 해낸 그 사람이 대단한 것이지

계획이 안 떠오른다고 그게 생각이 없거나

자신의 삶을 소중히 대하지 않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각자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할 뿐, 그뿐이다.


그래서 내가 생각해 낸 최선은

‘이후의 일은 이후에’ 이게 전부였다.



그러던 어느 날, 예상치 못하게

같은 팀 동료와 함께 ‘서로’ 퇴밍아웃을 하게 되었다.


평상시와 다름없이 모닝커피를 마시다가

친구는 이직을 할 것 같다고 말을 꺼냈고,

나 역시 비슷한 시기에 이 회사를 그만두고

새로운 일을 시작할 예정이라 답했다.


막연하지만, 내가 앞으로 하고 싶은 일과 브랜드명을 말하고

그러기 위해 주말마다 참여하는 여러 교육과 준비에 대한 현황을 나누니

친구는 “잘 될 것 같아요”라는 말로 응원해 주었다.


또 동시에, 내 고민도 함께 말했다.


“실은 더 실질적인 준비를 해야 되는데 생각하기도 힘들고, 또 귀찮고...

스스로 강제성을 부여하기 어려워서 좀 고민이에요.

회사 마무리도 중요한데, 어쨌든 저도 제 일 챙겨야 하니까."


“ … “

친구는 말이 없었다.


그리고 희번덕 뭔가 떠오른 난, 친구에게 부탁을 했다.


“아, 혹시 저에게 강제성을 줄 수 있는 아이디어 있으실까요?

뭐든지 좋아요, 정말. 저 준비해야 돼요!”


그랬더니, 친구가 말했다.


“아 그럼, 이건 어때요?

현주님 브랜드명 정해졌으니까,

우선 내일이나 모레까지 유튜브랑 인스타 계정 만들기!”

.

오 계정 만들기? 맞네, 맞아! 필요하지.


“맞네! 계정 만들게요! 그런데 만약 제가 못 하면 어떻게 돼요?”


“만약 안 하면… “


“안 하면…?”


“이번 인센(인센티브) 얼마 받았는지 까기(공개). 콜? 어때요?”


“!!!????”


말이 나오자마자, 친구와 나는 빵 터졌다.


“콜콜!”

나는 껄껄 웃으며, 그 제안을 수락했다.


그때 내 맘속에는 이미

‘얼른 계정을 만들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가득 차올랐다.


기간은 내일까지라 빠듯하고

오늘도 야근 예정이었지만

무조건 오늘 집에 가서 만들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안 그럼, 인센티브라는 까야하는데…

그건 싫으니까!


그날 밤 새벽 2시,

인스타 계정과 유튜브 개설을 완료했다.


시간이 걸렸던 건, 인스타 프로필 제작이었지

만드는 건 금방 했다.


그리고 다음 날 출근길, 친구에게 계정 개설 소식을 알렸고

또 다음 미션을 주었다.


“주말까지 홈택스에서 사업자 등록 하기, 만약 못하면 월요일에 인센 까기?”


“콜콜~! ”


친구와 한 장난 같은 약속이

그렇게 또 하루를 ‘실제로’ 움직이게 만들기 시작했다.


계정을 만들며, 사업자 등록을 고민하며

사업자 업종을 고민하여

내 일의 방향성을 그려봤고

어떤 이야기와 서비스로 ‘내 이름’을 알릴 건지를 떠올렸다.

하나씩 눈과 손으로 마주하다 보니, 다음 스텝이 계속 그려지고 있었다.


다음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다음이 계속 그려지는 삶은 시작되고 있었다.


- 1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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