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
첫↘ 만남은 너무 어.려.워↗♬
계획대로 되는 게 없.어.서↗♪♬
첫↘ 만남은 너무 어.려.워 ~!!
내 이름은 말야~~♩♪♬
-TWS(투어스)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 中
모든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아니 모든 일들을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나의 진짜 '첫 고객'과의 '첫 만남' 역시 그랬다.
창업한지 채 한 달도 안 지났을 무렵
난생 처음 네이버 톡톡으로
1:1 버크만 디브리핑 예약 문의가 왔다.
H가 들어가는 별명을 가진 고객님이었다.
어딘가 낯익은 느낌의 이름이었고
추측하건대, 친구의 지인인 것 같았다.
최근에 만난 친구가
버크만을 자기 팀메이트한테 추천하겠다고 했는데
그때 얼핏 들었던 이름과 비슷했던 것이다.
고마운 마음 한가득, 대화를 이어나갔다.
"안녕하세요, 언제로 예약 도와드릴까요?"
'아 혹시 00이 추천받고 연락 주신 건가요?'
라는 말은 부담스러울 수 있어
고객에게 따로 묻지 않았고
필요한 인사 및 대화를 통해 예약 일정만 확정했다.
고객님의 방문 당일이 되었다.
회의실에 다과와 리포트 세팅을 마치고
라운지에서 핸드폰을 보며 기다리고 있었다.
"저기... 여기 마음바이주디가 맞나요?"
말소리에 고개를 들어 올리니
어떤 모르는 여자분이 서있었다.
"어어앗.! 아 네네 맞습니다. 혹시 H 님?"
"네네, 제가 예약한 H입니다."
"아 네, 여기로 들어오세요."
회의실로 안내하며
음료를 뭐 드실 건지 여쭤보고
문을 닫고 나왔다.
어머 어머 나 저분 모르는데...
누구지? 어떻게 알고 오셨지?
당황했다.
내가 어렴풋이 알고 있는 H 님이 아니었고
아예 모르는 생판 남인... 고객님이 와버리셨다!
지인이나 친구가 아닌...
진정한 의미의 내 서비스를 보고 찾아온
진짜 첫 고객과의 첫 만남이었다.
맙소사... 세상에...
순간 너무 긴장이 되는 한편 신기했다.
하지만 난 프로이니까
프로페셔널하게 임해야 했다.
신장개업 느낌의 사장보다는
너무나 익숙하다는 듯이 고객님을 응대하고 싶었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고객의 커피를 들고 들어가
자신 있게 디브리핑을 시작했다.
고객이 오늘 가장 얻어 가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그에 맞춰 질문하고 들었더니
어느새 디브리핑은 잘 끝났다.
돌아갈 채비를 하는 고객님께
사실을 말했다.
"실은 H 님께서 마음바이주디의
진정한 의미의 첫 고객님이세요. "
"오 제가요? 좋네요. ㅎㅎ"
"네네 지금까지는 오픈한 지 얼마 안 돼서
친구들과 지인이 와주셨거든요.
그래서 그런데.. 혹시 저를 어떻게 알고 오셨어요?"
고객님은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말씀하셨다.
"저 챗 GPT요."
"네? GPT요?"
"네.. 제가 이런 커리어 관련 상담을 하고 싶은데
네이버에 상담 검색하니
부부 상담이나 심리 상담 위주로 나와서요."
"네네"
"그래서 지피티에 말했더니 여기 추천해 주던데요?"
"네...?전 GPT에 해둔 것도 없는데."
고객의 경로를 살피니
네이버 -> 챗 지피티 -> 버크만 -> 마음바이주디의 순서였다.
"가격대가 있어서 고민스럽진 않으셨어요?"
"그러긴 했는데 뭐 이력이나 얼굴 보니 괜찮을 것 같아서요."
"오늘 어떠셨어요?"
"재밌었어요. 그리고 남편한테
제 버크만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고객님의 후기와 피드백을 듣고
배웅까지 마쳤다.
긴장이 풀려 온몸은 기진맥진했지만
뭔가 말로는 이루 다 표현할 수 없는
충만함, 감동, 감사함이 차올랐다.
내가 아는 게 전부가 아니다.
일은 언제 어떻게 풀릴지 모른다.
내가 모르는 누군가가, 나를 항상 지켜보고 있다.
그러니까....
잘해야 되겠다
열심히 해야 되겠다
…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