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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elyn H Jul 03. 2024

개미와 베짱이, 어느 쪽이세요?

어느 쪽이든 해피엔딩!

여러분, 혹시 최근에 개미를 관찰하신 적이 있나요?

얼마전 공원 벤치에 앉아 여유를 즐기다가 우연히 떼를 지어 이동하는 개미들을 본 적이 있어요. 어린 아이 같은 순수함은 잃은지 오래라, 딱히 흥미롭다거나 신기하다는 감정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무언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만 같은 그들의 끝없는 행렬을 보며, 곧 우리 아니,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지요. 열심히 제 할 일 하는 사람을 곧잘 ‘일개미’에 빗대어 이야기하고, 주식 시장에 뛰어든 개인 투자자들도 개미에 비유하곤 하니까요.


그런 점에서 연상되는 ‘개미와 베짱이’의 우화를 두고, 한 때는 성실한 개미를 현대 사회 속 노동 착취의 희생양이라거나, 그늘에 누어 노래만 하는 베짱이를 자기 개성과 역량을 살린 훌륭한 자아실현의 사례로 들면서, 이야기의 본래 취지와는 정반대의 해석으로 시대적 현실을 풍자하는 듯한 패러디도 있었죠. 

그러나, 저는 개미냐 베짱이냐의 이분법적 선택, 즉 이것은 옳고 저것은 그르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고 싶진 않습니다. 성실함이든 타고난 탤런트든 각자 사회에 기여하는 바가 의미있다고 믿으니까요. 


그러나, 한가지는 꼭 생각해 보고 싶습니다. 사회와 조직에서 이러한 노력이나 능력에 대한 정당한 평가와 그에 따른 대가(연봉이든, 인센티브든, 뭐든)가 부여되는지의 문제입니다. 묵묵히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조직장이나 리더도 종종 보았고, 연간 인센티브 지급 방식이나 기준이 타당하지 않다고 이의를 제기하는 구성원과 기업의 사례도 언론에 보도되곤 하지요. 또한 직원의 역량 강화가 중요하다고 하면서도 정작 이와는 무관하게 자의적으로 업무 배치하는 사례도 간혹 목격한 바 있습니다. 

작년에 저희 회사를 떠나 경쟁사로 이직한 소중한 후배가 퇴직 인사를 하러 와서 이야기하더군요.
"선배님, 사람들은 제가 연봉 때문에 나가는 걸로 알고 있지만, 아니에요. 지금 팀에서 오래 일해서 정체된 느낌도 있고 해보고 싶은 일이 있어서 전배를 신청했는데, 처음엔 안된다고 하다가 계속 요청하니 이번엔 엉뚱한 팀을 추천하더라구요. 제 이야기 자체를 듣지 않는 느낌이었어요. 이 정도면 나가는 게 맞겠죠." 


조직이 개인에게, 그의 인생에 미치는 영향력이 작지 않음을 생각할 때, 이러한 무시와 무관심은 사실 단순히 불쾌함을 넘어, 때로 분노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일을 하면서 우리가 좋은 싫든 감당해야 할 몫과 책임이 분명히 있는 만큼, 그에 걸맞는 평가와 대가도 빠짐없이 받을 있어야 합니다. 물론 무조건 뭔가 요구하고 받아내야 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조직에서의 성장과 기여를 위해, 그리고 개인의 역량을 쌓기 위해 (쉽지는 않겠지만) 배려와 도움을 받을 부분이 있는지를 살펴보고, 정당한 요구라면 꼭 시도해보시면 좋겠다는 말씀입니다. 그래야, 진정한 윈윈이 되지 않을까요.


성실히 일한 대가를 겨울의 따뜻함과 여유로 돌려받은 개미이든, 가창력을 갈고 닦아 끝내 빌보드에 오르는 스타 베짱이이든, 우리가 바라는 것은 결국 하나 아니겠어요? 당연히, 해피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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