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삶은 별 Dec 02. 2018

경로 이탈

 다른 우리들의 인생

어린 시절 체육대회 때 나는100M 달리기에서는 꼭 1등을 해보고 싶었다.

숨이 턱까지 찰 때까지 전력질주를 하여 결승선까지 달려보지만

나보다 앞서 늘 결승선을 통과했던 친구 하나

그 친구의 뒷모습은

100M 라인을 뛰는 내 눈에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 있다.

나도 1등이고 싶었다.


출발 총소리가 울리면, 1등을 향한 질주가 시작되고

누군가 나보다 앞서 나가는 게 두렵고

처음 서보는 하얀색 라인 위가 낯설어  

울음 범벅이 되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던 어린 나


처음 서보는 스타트 라인, 구경하는 많은 사람들은

울음 범벅 나에게

"괜찮아 힘내"라고가 아닌

"일어나, 앞으로 뛰어, 할수있어 더 뛰어 "라는 소리만 들린다.


그런데 맨앞에 있던 속도를 조금만 줄여 보니

나처럼 당황해서 울고 있는 다른 친구가 옆에 있었으며

이 상황이 뭔진 몰라도 하하호호 웃으면서 주변 사람들을 쳐다보던 다른 친구가 손을 내밀기도 한다

전력질주했으면 만나지 못했을 상황들


한 방향을 향해 우승선을 향해 열심히 뛰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1등이 아닌 주변을 돌아볼 여유를 가져보지 않겠냐고 물어보고 싶었다.


전력질주를 해본다면

그 순간에 쏟은 에너지로 성취감을 맛볼 수는 있겠지만

그 순간을 위해 써버린 모든 나의 에너지로 인해

내 주변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가끔,

전력질주보다는 경로 이탈로 인생의 다른 길을 경험해 본다면

괜찮은 내 인생을 만날수도...



매거진의 이전글 자체방학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