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우리들의 인생
어린 시절 체육대회 때 나는100M 달리기에서는 꼭 1등을 해보고 싶었다.
숨이 턱까지 찰 때까지 전력질주를 하여 결승선까지 달려보지만
나보다 앞서 늘 결승선을 통과했던 친구 하나
그 친구의 뒷모습은
100M 라인을 뛰는 내 눈에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 있다.
나도 1등이고 싶었다.
출발 총소리가 울리면, 1등을 향한 질주가 시작되고
누군가 나보다 앞서 나가는 게 두렵고
처음 서보는 하얀색 라인 위가 낯설어
울음 범벅이 되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던 어린 나
처음 서보는 스타트 라인, 구경하는 많은 사람들은
울음 범벅 나에게
"괜찮아 힘내"라고가 아닌
"일어나, 앞으로 뛰어, 할수있어 더 뛰어 "라는 소리만 들린다.
그런데 맨앞에 있던 속도를 조금만 줄여 보니
나처럼 당황해서 울고 있는 다른 친구가 옆에 있었으며
이 상황이 뭔진 몰라도 하하호호 웃으면서 주변 사람들을 쳐다보던 다른 친구가 손을 내밀기도 한다
전력질주했으면 만나지 못했을 상황들
한 방향을 향해 우승선을 향해 열심히 뛰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1등이 아닌 주변을 돌아볼 여유를 가져보지 않겠냐고 물어보고 싶었다.
전력질주를 해본다면
그 순간에 쏟은 에너지로 성취감을 맛볼 수는 있겠지만
그 순간을 위해 써버린 모든 나의 에너지로 인해
내 주변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가끔,
전력질주보다는 경로 이탈로 인생의 다른 길을 경험해 본다면
괜찮은 내 인생을 만날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