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나만의 귀와 등 마사지

Only for 엄마&남친

by 박냥이

속설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사람의 귀가 단단해진다고 한다. 뭐, 이유는 모르겠지만. 종종 엄마나 남친의 귀를 만져보면 (특히 만져주고 나서 꽤 시간이 지났을 경우) 처음에는 단단하다가 만져주면 부드럽게 풀어진달까.

우리 몸에서 제2의 심장으로 불리는 곳이, 발과 귀라고 한다. 당장 포탈에서 발지압점, 귀지압점이라 검색해봐도 엄청 복잡한, 발과 귀의 지압점 정보들이 많이 나온다.

하나하나 암기하기는 한계가 있고, 재 반복해서 익히지 않으면 그냥 휘발되어버리는 지식들이라서 지금도 기억하고 있는 정보는 거의 없다.

그저 '만져서 특히 아픈 부위는, 많이 안 좋은 부위'라고만 인지하고 있어서 엄마나 남친이 특히 아파하는 부위를 너무 아프진 않게, 지속적으로 문질러서 풀어주려는 편.

너무 세게 하면 둘 다 도망가버려서 살살해줘야 한다.

특별히 지압이나 마사지에 대해 배운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내 귀를 만지는 일보다 더 자주 엄마와 남친의 귀를 만져준다.

'내 귀 마사지가 최고'라는 엄마의 칭찬도 이 일을 지속해오는데 한몫한다.

빈도는 같이 사는 엄마는 2-3일에 한 번꼴, 일주일에 한 번 만나는 남친은 가급적 만날 때마다 해주려고 한다.

엄마는, 귀뿐만 아니라 등까지 문질러드리는 경우가 많다.

체력이 닿는 한, 머리부터 손바닥 손가락 마디, 허리, 다리, 발까지 마사지해드리기도 한다.

아무래도 연세가 있으시다 보니 혈액순환이 잘 안 되셔서 마사지해드리면 많이 시원해하신다.


엄마에게 더 전문적으로 마사지를 해드리고 싶어서 지압 관련 서적을 샀는데, 조금 읽다가 다른 책들처럼 방치해버렸다. 조금 읽은 부분을 통해 배운 정수리 지압은, 엄마와 남친에게 가끔 해주는데, 특히 남친은 고양이들의 꾹꾹이에 빗댄 '머꾹이'라고 하면서 종종 해달라고 부탁해올 때도 있다. 예전부터 피곤하거나 할 때 손가락 마디마디를 문지르고 손끝을 당기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것을 엄마나 남친에게 해주니 마찬가지로 좋아했고 남친은 또, '손꾹이'라고 부탁하기도 했다.(이런 손 많이 가는 녀석~)


다시 직장을 구해서도, 엄마의 마사지는 꾸준히 해드리고 싶다. 비싼 돈을 주고 마사지 서비스를 받으시지도 않고, 종종 귀가 굳어있는 경우도 많고 여기저기 아프시기 때문에.

좋아하는 지인 중 한 명은 월급 받아서 운동하고 마사지받는데 꽤 투자를 하는 듯했다. 누군가에게 마사지를 받아서 몸의 근육의 뭉침을 풀어주면 그렇게 시원하다 하면서.

사실 일부 퇴폐적인 업소들과 구분이 쉽지 않다 보니 선뜻 편하게 찾아보게 되진 않더라. 그리고 익숙하지 않은 낯선 이에게 나의 몸을 맡기는 것이 뭔가 아직은 꺼려진다고 할까. 서비스를 제공하는 분이 동성이라도 불편하긴 매한가지다.

여하튼 기회가 되면, 전문적으로 배워보고 싶은 마음도 있으나 그런 과정들도 마냥 편하게 느껴지진 않을 거 같아서, 그저 방구석에 처박혀있는 지압 서적이나 다시 들여다볼까 싶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90년대생에게 메이플스토리 BGM이란